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싸움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검찰총장을 필두로 한 검찰과 사생결단 양상으로 번질 조짐인데 추 장관이 과거 보여줬던 결기로 정면돌파할 것인지 주목된다.
1일 정치권과 법조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조치 이후 진행되는 상황들이 추 장관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는 이날 윤 총장이 제기한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은 다시 대검찰청으로 출근해 직무에 복귀했다.
이날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도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조치가 절차상 흠결이 있다는 결론을 냈다.
모두 추 장관의 조치와 관련해 절차상 하자가 있거나 부당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기 때문에 추 장관으로서는 체면을 크게 구겼다.
여권 안에서도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 갈등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준다는 시선도 있다.
이날 오전 추 장관은 국무회의 직전 정세균 국무총리를 10여 분 동안 독대했다. 추 장관은 이후 국무회의를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과도 따로 면담했다.
연이은 만남에서 일단은 윤 총장의 퇴진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데 일각에서는 추 장관의 용퇴와 관련한 말도 함께 오갔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추 장관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내지 않는 한 추 장관의 거취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중요한 고비는 4일 열리는 법무부 징계위원회다. 법무부는 당초 징계위를 2일 열기로 했지만 이틀 미뤘다.
하지만 징계위에서도 법원이나 감찰위가 내린 결론이 일부 반영돼 심의가 이뤄질 여지가 있는 데다 설령 징계위에서 추 장관이 바라는 결과를 낸다 하더라도 윤 총장은 계속 법적 대응하며 버틸 것으로 예상돼 상황이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그동안 ‘추다르크’란 별명을 얻을 만큼 강한 결기를 보여 온 만큼 이 상황을 더 강하게 돌파해 나갈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처음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진 1997년 대통령 선거 때 초선의원이던 추 장관은 "고향 대구를 지역감정의 악령에서 구해내겠다"며 유세단을 만들어는데 당원들이 이를 '잔다르크 유세단'으로 부르면서 추다르크라는 말이 생겼다.
'추다르크'라는 별명에 걸맞게 추 장관은 검찰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면서 아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윤 총장과 갈등이 전개되는 동안 온갖 비난을 받으면서도 정면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에서도 야당의 거센 공세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왔다.
윤 총장 징계위가 열리기로 한 4일까지는 추 장관의 시간이다.
검찰 내부에서 고검장이나 평검사를 가릴 것 없이 전반적 반발이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어 자칫 사태가 문재인 정권과 검찰의 정면대결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은 추 장관에게 부담이다.
그렇다고 추 장관이나 윤 총장 모두에게 퇴로는 보이지 않는다. 추 장관에게는 정치인생에게 가장 긴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