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유상증자에 성공하고 향후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이 경영정상화까지 갈 길이 만만치 않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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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삼성엔지니어링은 대규모 유상증자 실패와 삼성그룹의 건설부문 매각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유상증자 참여의사를 표시하면서 증자의 성공 가능성은 물론이고 삼성그룹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의 위상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1조 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화공 플랜트 수주, 전 직원 무급순환휴직 실시, 임원 급여 반납 등 노력과 대주주의 일반공모 참여는 손실로부터 회복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상증자 실패 리스크는 축소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변성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 부회장이 유상 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그룹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이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인 삼성SDI도 대규모 자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인 삼성SDI의 경우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1361억 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며 “실권주가 발생했을 때 과도한 규모로 일반 공모에 참여해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참여의지 표시로 삼성SDI는 대규모의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는 걱정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참여하는 유상증자로 삼성엔지니어링이 경영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받았다.
이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수주 목표 6조 원 가운데 현재 4조 6천억 원을 달성했다”며 “멕시코 살라만카 정유 수주 5억달러 투자의향서 수령 등을 감안하면 목표 달성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는 정상화 시기를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삼성엔지니어링이 유상증자에 성공하더라도 경영정상화까지는 험난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산유국들의 재정문제로 플랜트 발주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삼성엔지니어링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 상태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플랜트에서 부실의 영향으로 3분기에 영업손실 1조5127억 원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부실을 낼 사업장이 존재하는데다 앞으로 플랜트 발주도 줄어들어 실적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저유가 추세와 아직 진행 중인 프로젝트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주식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주당 가치가 희석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글로벌 플랜트 시장의 위축으로 삼성엔지니어링 수주가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