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에 적용할 단지 이름에서부터 강한 수주 의지를 보였다는 말이 나온다.
대우건설은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에 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을 적용한 ‘써밋더힐’을 단지이름으로 제안했다.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에 대우건설이 시공한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의 ‘더힐’을 붙여 단지 고급화 전략을 사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보인 것이다.
김 사장은 오랫동안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을 살펴오면서 수주 여부가 단지 고급화에 달려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올해 초부터 적극적으로 수주 의지를 보이며 조합원과 소통을 확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은 국내 재개발사업 가운데 최초로 부동산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이 대행사를 맡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이 사업시행과 자금조달 등을 담당하기 때문에 흑석11구역 재개발조합은 자금 운용력이 다른 도시정비사업조합들보다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대규모 이주비 등을 내세운 각종 사업비 지원보다는 준공 이후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브랜드와 이에 따른 특화설계 적용에 따라 수주전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도시정비업계는 보고 있다.
김 사장은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공사비 안에서 푸르지오 써밋에 적용되는 각종 특화설계가 가능하다는 계산을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흑석11구역 재개발조합은 3.3㎡당 540만 원가량의 공사비를 책정했는데 일각에서는 고급 아파트 브랜드 적용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흑석11구역 특성상 자금조달 부담이 적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책정된 공사비는 푸르지오 써밋을 적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 “2017년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에서는 3.3㎡당 500만 원의 공사비에도 대형건설사들이 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흑석11구역 수주전에서 코오롱글로벌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는데 건설사와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에서 모두 앞서 있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시공능력평가순위만 살펴봐도 대우건설(6위)과 코오롱글로벌(19위)의 격차는 크다.
푸르지오 써밋은 서울 강남권에서도 여러 단지가 지어진 반면 코오롱글로벌의 하늘채는 아직 서울에서 내세울 만한 대표단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김 사장은 올해 마지막 서울 주요 도시정비사업장인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만 확보하면 주택부문에서 ‘옥의 티’로 꼽혔던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대우건설은 하반기 대구, 창원, 남양주 등에서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4500억 원 규모의 흑석11구역만 확보한다면 수주액 1조2천억 원가량으로 도시정비사업 순위 6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이 5월 서울 서초구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을 놓치며 주춤했던 올해 도시정비사업을 만회할 수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은 5월 반포3주구 재건축조합사무실까지 방문해 “주거명작을 만들겠다”며 수주 의지를 보였지만 삼성물산에게 아쉽게 시공권을 내줬다.
다만 김 사장이 여러모로 유리한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도 코오롱글로벌이 준비했을 공격적 입찰 제안에는 대비해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애초에 참여가 예상됐던 대형건설사들이 모두 발을 뺄 만큼 대우건설이 흑석11구역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것으로 보이는 데도 중견건설사인 코오롱글로벌이 도전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흑석11구역 수주전이 대우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의 맞대결로 진행되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코오롱글로벌이 이런 수주전에 뛰어든 것은 파격적 입찰제안을 준비했다는 뜻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304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16층, 26개 동 1509세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