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21년 퀀텀닷디스플레이의 성공적 출시를 통해 대형디스플레이사업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고객사에 시제품을 전달하고 퀀텀닷디스플레이 출시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는 아직 퀀텀닷디스플레이TV 출시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소니, 파나소닉, TCL 등 잠재고객이 있는 데다 TV 이외에 모니터패널 생산까지 검토하고 있어 계획대로 양산이 추진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동훈 사장은 10월 초 디스플레이산업 연대와 협력 협의체 발족식에서 “퀀텀닷설비 입고작업이 마무리단계”라며 “퀀텀닷디스플레이를 잘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내 생방송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에서는 “퀀텀닷디스플레이에 고객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사장이 이례적으로 퀀텀닷디스플레이 사업을 직접 언급한 것은 그만큼 양산이 임박해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다만 이 사장이 퀀텀닷디스플레이 양산을 끝까지 이뤄낼지는 알 수 없다.
이 사장은 2017년 연말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이듬해 3월 대표이사에 올라 2021년 3월이면 3년의 임기가 끝난다. 만 61세의 나이도 삼성그룹 최고경영자 가운데 적지 않은 편이라 이번에 이뤄지는 삼성그룹 인사에서 교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장은 삼성그룹 디스플레이 분야에만 몸담아 온 인물로 엔지니어 출신이 아님에도 이례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를 맡았다. 대형 LCD업황 악화와 중소형 모바일 경쟁 심화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퀀텀닷디스플레이 투자와 폴더블 패널 개발 등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퀀텀닷디스플레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형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보이며 추진한 사업이다. 이 사장 역시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퀀텀닷디스플레이 양산까지 이르지 못하고 퇴임한다면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이 물러난다면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 부사장이 후임에 오를 가능성도 나온다. 최 부사장은 1월 신설 조직 QD(퀀텀닷)사업화팀장을 맡아 퀀텀닷디스플레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D램 개발을 담당하다가 전략마케팅팀장과 미주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해 개발과 영업 양쪽 모두를 경험했다.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최고경영자는 삼성전자에서 발령받아 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올해 1월 인사 때도 삼성전자 솔루션개발실장이었던 경계현 부사장이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해 취임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교체된다면 최 부사장이 아니더라도 삼성전자 출신이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은 적지 않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 이후 삼성전자에서 큰 폭의 세대교체와 쇄신인사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인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출신 대표가 선임되면 퀀텀닷디스플레이를 놓고 다소 시각을 달리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퀀텀닷디스플레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출신 대표 선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다만 삼성그룹의 사법 리스크는 인사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이재용 부회장이 2건의 재판을 받으면서 재판결과에 따라 오너경영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인사가 뒤로 늦춰지거나 최소한의 인사만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경영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동훈 사장 손으로 퀀텀닷디스플레이 양산까지 마무리하는 시나리오도 고려할 수 있다. 이 사장이 10월 이재용 부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하는 등 여전히 신뢰가 돈독하다는 평가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