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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이재현 협력 가능성, 삼성전자 부족한 콘텐츠를 CJ로 채울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0-11-03 15: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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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2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현</a> 협력 가능성, 삼성전자 부족한 콘텐츠를 CJ로 채울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삼성전자가 약점으로 꼽히는 콘텐츠 경쟁력을 보완할 최고의 파트너를 얻을 수 있을까.

삼성그룹이 CJ그룹과 사이를 가로막던 선대의 불편한 유산과 작별하고 협력을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3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최근 스타랩스와 CJ올리브네트웍스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삼성그룹과 CJ그룹의 협력 확대에 물꼬를 트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스타랩스는 삼성전자의 미래기술 사업화 벤처조직으로 삼성전자 최연소 전무인 프라나브 미스트리 대표가 이끌고 있다. 1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NEON)’을 공개해 큰 화제가 됐다.

이번 협업은 삼성전자 인공지능 기술의 ‘비밀병기’로 여겨진 네온의 사업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그 파트너로 CJ그룹을 선택했다는 데에서 더욱 시선이 모인다.

네온은 시작부터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소속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졌고 글로벌 무대에서 선을 보였다.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인공지능 기반 미디어콘텐츠사업을 국내기업인 CJ그룹과 함께 하는 셈이다.

그동안 삼성그룹과 CJ그룹이 다소 소원한 관계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1위, TV시장 점유율 1위 등 하드웨어 제조분야에서는 독보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걸맞지 않은 콘텐츠 경쟁력은 삼성전자의 고민이다.

삼성전자는 2008년 미디어솔루션센터를 설립하고 미디어·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았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2014년 해체했다. 삼성북스·밀크뮤직·밀크비디오·삼성XR 등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들을 시도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2020년 초 임원인사에서 무선사업부 콘텐츠 서비스를 책임지는 서비스사업팀장을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서비스사업팀장이 겸임하도록 하는 등 여전히 콘텐츠 분야에 약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사인 애플이 애플뮤직·애플TV플러스·애플아케이드 등 콘텐츠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는 점과 대조적이다. 애플은 이런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미 서비스사업 매출비중이 전체 매출의 20% 이상까지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다른 기업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엑스박스 클라우드게임서비스를 지원하고 구글과 함께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용 사용자환경 ‘플렉스모드’를 개발했다.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콘텐츠 기업과도 손잡았다.

부족한 콘텐츠 경쟁력을 채우기 위해 CJ그룹과 손잡을 수 있다는 시선이 떠오른다. CJ그룹은 CJENM, 스튜디오드래곤 등의 계열사를 통해 영화 ‘기생충’, 드라마 ‘도깨비’ ‘미스터션샤인’ 등의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미디어콘텐츠기업으로 역량을 인정받는다.

삼성전자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셈이다.

CJ그룹으로서도 삼성전자와 협력은 반가운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최근 네이버와 포괄적 사업제휴를 맺고 콘텐츠 경쟁력을 확대하면서 플랫폼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글로벌 침투를 가속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IT·가전기기 생태계를 확보한 삼성전자만한 파트너가 없다.

삼성전자와 CJ그룹의 협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촌인 이재용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 등 오너 차원에서 이전과 다른 관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CJ그룹은 선대인 이맹희 명예회장 시절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해 나온 기업이다. 그러나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명예회장과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장기간 상속분쟁을 벌이면서 불편한 관계가 이어져 왔다.

선대가 모두 세상을 떠나면서 두 그룹의 관계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이맹희 명예회장이 별세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문을 했고 얼마 전 이건희 회장 빈소에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찾아왔다.

특히 이맹희 명예회장 장례식 때 이재용 부회장이 말없이 짧게 다녀간 것과 달리 이건희 회장 장례식에서 이재현 회장은 과거의 앙금에서 좀 더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재현 회장은 빈소가 마련되자 가장 먼저 찾아와 한 시간 반가량 머물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을 두고 “큰 업적을 남긴 위대한 분”이라며 “집안을 잘 이끈 자랑스러운 작은아버지”라고 기리기도 했다.

스타랩스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업무협약이 나온 시점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비록 산하 벤처기업과 계열사 사이의 작은 협력이지만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이 두 기업의 협력을 확대해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이고 CJ는 K-콘텐츠의 선두주자”라며 “과거에는 각자 사정으로 거리를 뒀지만 향후 협력이 이뤄진다면 충분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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