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석유화학 기초제품의 가격 하락효과로 3분기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두면서 롯데케미칼의 실적에 시장의 시선이 몰린다.
롯데케미칼은 LG화학과 다른 방식으로 기초제품을 활용하고 있어 수혜의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25일 시장은 롯데케미칼의 3분기 잠정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LG화학이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거둔 만큼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맞수'인 롯데케미칼의 실적에도 시선이 쏠리는 것이다.
LG화학의 3분기 실적은 석유화학사업본부가 이끌었는데 대표 제품인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ABS는 시장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올랐는데 정작 ABS 원재료인 부타디엔(BD)의 가격은 떨어져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재료값을 뺀 수익성 지표)가 확대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4분기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져 LG화학의 실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ABS와 폴리염화비닐(PVC), NB라텍스 등 주요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업체의 부타디엔 생산설비 증설 확대 등의 영향으로 4분기부터 부타디엔 가격이 재차 하락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ABS는 LG화학뿐 아니라 롯데케미칼의 주력 제품이기도 한 만큼 시장은 이제 롯데케미칼의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시선이 몰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 실적에서 ABS 수혜를 봤는지를 확인한 뒤 내년 전망을 가늠해보고 싶은 것이다.
화학업계는 애초 롯데케미칼이 대산 공장 화재로 ABS를 생산해내는 NCC(나프타 분해설비)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대산공장이 4분기에 가동에 들어가는 만큼 3분기 실적이 좋다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확실하게 나은 실적을 낼 것으로 바라봤다.
증권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부타디엔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효과와 관련해 LG화학과 달리 롯데케미칼은 긍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우선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부타디엔 활용방식이 다르다.
롯데케미칼은 화학제품을 팔 때 장기 공급계약이 아닌 스팟(일회성) 계약만 진행한다. 이 때문에 부타디엔 가격 하락분만큼 충분한 수익성 개선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부타디엔의 가격 하락으로 ABS 스프레드(수익성)가 개선되면 고객사도 수익성이 개선된 만큼 제품가격을 내리기를 원하기 때문에 롯데케미칼은 스프레드 확대의 규모를 온전히 누리지는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롯데케미칼은 부타디엔을 내부적으로 투입해 원재료로 활용하는 비율(자급률)이 LG화학보다 낮다. 오히려 부타디엔을 외부에 판매하는 비중이 더 크다.
이는 롯데케미칼이 화학제품을 구매하는 쪽으로는 시황 변화에 더 민감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롯데케미칼도 부타디엔의 가격 하락과 관련해 방어적 태도를 보였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부타디엔은 나프타 분해로 생산할 수 있는 석유화학 제품 6가지 가운데 하나라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케미칼은 부타디엔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한 대응책은 마련해둔 것으로 파악됐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부타디엔 판매지역을 다변화하거나 재고를 늘리는 것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