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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배력 지키기 힘겨워, 국감 불려가 궁지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10-06 15: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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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이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지키는 싸움이 힘겹다.

형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조양래 회장 성년후견 개시 심판 참가인 신청으로 경영권 다툼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조현범 사장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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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

조현범 사장은 횡령 의혹으로 항소심 재판도 받고 있어 사실상 3중고에 빠져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식 부회장이 부친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 개시 심판에 참가인으로 참여하는 것은 앞으로 조현범 사장과 적극적으로 경영권을 다퉈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참가인은 단순히 성년후견 심판에 참여하는 관계인과 달리 성년후견 심판을 요청한 청구인과 동등한 자격을 지닌다.

조양래 회장은 건강한 상태로 자발적 의사결정이 가능한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의 청구로 성년후견 심판을 받게 됐다.

조현식 부회장이 누나인 조희경 이사장처럼 조양래 회장의 판단력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재계에서는 사실상 가족들 사이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만큼 법적 판단과 별개로 향후 조현범 사장과 경영권을 놓고 지분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조현범 사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42.90%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조현식 부회장(19.32%)과 큰누나인 조희경 이사장(0.83%), 작은누나인 조희원씨(10.82%) 지분이 31.21%에 이르러 지배력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조희원씨도 5일 관계인 자격으로 의견서를 서울가정법원에 제출하면서 시장에서는 조현식 부회장과 조희경 이사장, 조희원씨가 결국 힘을 합칠 가능성이 많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현식 부회장이 지분 다툼을 하려면 누나들과 연합한 뒤에도 국민연금공단이나 소액주주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과제를 풀어내야 하지만 참가인 신청을 통해 적극성을 보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조현범 사장에게는 큰 압박일 수 있다.

한진그룹의 사례 등을 놓고 볼 때 경영권 다툼이 지분 대결로 흐르면 여론전이 중요해질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조현범 사장이 갑횡포 논란으로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는 점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조현범 사장은 계열사 한국아트라스BX의 한성인텍을 향한 갑횡포 논란과 관련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의 신청으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한성인텍은 20대 국회 정무위에서 대기업집단의 갑횡포 논란을 주로 다뤘던 지상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아버지인 지성한 회장이 이끄는 회사로 한국아트라스BX의 거듭된 약속 파기가 경영난을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성한 회장도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만큼 22일 종합감사 국감은 조현범 사장에게 시련의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다툼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감이라는 공개된 자리에 서는 일 자체도 꺼려질 수 있다.

성일종 의원실 관계자는 “한국아트라스BX는 낮은 단가의 물량 발주, 서면 발주가 아닌 구두 발주, 정기 발주가 아닌 수시 발주 등으로 협력사인 한성인텍에 전형적 갑횡포를 보였다”며 “월급 사장이 아닌 책임 있는 목소리를 듣기 위해 최대주주인 조현범 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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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부회장.

23일에는 조현범 사장 개인 비리 의혹과 관련한 항소심 증인신문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조현범 사장은 협력업체와 관계사로부터 수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데 재판 결과에 따라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조현범 사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 원을 받고 항소했는데 검찰은 7월 항소심 공판에서 1심 판결이 너무 가볍다며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에 추징금 6억 원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조현범 사장은 항소심 판결이 늦어질수록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데 최대주주의 불확실한 지배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주요 주주 사이의 지분 불확실성이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될 필요가 있다”며 “지분구도가 불확실한 상황의 장기화는 투자기회 소멸과 부진한 주주환원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결국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현범 사장은 6월 조양래 회장이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모두 넘겨 받으면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대주주로 오르는 동시에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받았다. 

조희경 이사장은 부친의 지분 양도가 본인 뜻으로 이뤄진 것인지 객관적 확인이 필요하다며 7월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신청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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