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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을 가족공동경영 '한국의 머크'로, 송영숙 남편의 뜻 이어간다

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 2020-09-29 17: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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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한미약품을 이끌면서 독일의 가족경영 제약회사 머크를 늘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인다.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가족 공동경영체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송 회장이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각자대표이사를 맡은 만큼 남편의 뜻을 이어 한미약품을 '한국의 머크'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29일 한미약품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송영숙 회장이 한미약품에 가족 공동경영체제를 확립하는데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송 회장은 베이징한미 법인의 아동 정장제 ‘마미아이’를 작명하고 남편인 임성기 회장에 중국 진출에 관해 조언을 하는 등 경영에 일정 부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송 회장이 그동안 가현문화재단 이사장 및 한미사진미술관장을 맡으며 문화사업에 치중했기 때문에 그가 경영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대신 송 회장은 가족 공동경영체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자녀들 사이에 있을 지 모를 경영권 분쟁의 소지를 차단하는데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에서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을 중심으로 임주현 한미약품 글로벌전략 및 인재개발담당(HRD) 부사장, 임종훈 한미약품 경영기획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부사장 겸 한미헬스케어 대표이사의 역할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기존처럼 전문경영인인 우종수 한미약품 경영관리부문 사장과 권세창 한미약품 신약개발부문 총괄사장이 맡는다.

송영숙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회장 추대 당시에 "임성기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재 경영진을 중심으로 중단없이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해외 파트너들과 지속적 관계 증진 등을 통해 제약강국을 이루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임성기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법정 상속분대로 상속한다면 송영숙 회장은 가장 많은 12.6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임성기 회장의 자녀인 임종윤 사장과 임주현 부사장, 임종훈 부사장은 각각 11.26%, 11.16%, 10.75%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들고 있게 된다.

또 한미사이언스 지분 6.43%를 보유한 한미헬스케어는 임종윤, 임주현, 임종훈 3남매가 97.82%의 지분을 나눠들고 있다. 

이밖에 8월12일 기준으로 며느리와 손자, 손녀 등 오너일가 16명이 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14.12%에 이른다.

임성기 회장은 2010년에 미성년자인 7명의 손자와 손녀들에게 각각 한미사이언스 지분 1.05~1.08%를 증여하는 등 가족 공동경영체제를 일찌감치 구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성기 회장 일가족 20여 명은 모두 66.43%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분 보유 형태만 놓고 본다면 독일 제약사 ‘머크’의 지배구조와 유사하다.

머크는 1668년에 설립됐는데 세계 66개국에 진출해 법인 250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연매출 19조 원에 이르는 글로벌 제약사다.

머크 가문은 회사를 350년가량 소유해 왔는데 임성기 회장은 한미약품그룹도 머크처럼 가족 공동경영체제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유지하는 데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머크의 지분 70%가량은 지주회사인 이머크가 보유하고 있고 이머크는 머크 가문 130여 명의 가족들이 지분을 나눠 소유하고 있다.

가족총회에서 뽑힌 머크 가문 10여 명이 5년 임기로 ‘가족위원회’를 맡는데 가족위원회가 머크 가문에서 5명, 외부전문가 4명을 뽑아 파트너위원회를 구성한다. 이 파트너위원회가 머크의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의 핵심경영진을 선정하고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 등 그룹 전체의 전략을 바꿀 수 있는 문제에 한해서 승인 권한을 지닌다.

머크 가문은 지배구조상 소유와 경영을 완전히 분리해 전문경영인에게 머크의 경영을 맡기고 있다. 전문경영인이 지나치게 단기성과를 지향하는 것을 견제하고 그들의 무한책임 기간을 퇴임 후 5년까지로 지정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머크를 이끌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관계자는 “28일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사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오너일가의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송영숙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전체를 총괄하고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를 설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성기 회장의 지분 상속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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