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인천 부평 2공장에 신차물량을 배정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고 노조에 전달했다.
노조는 생산하는 차량이 단종되면 자칫 공장 폐쇄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크게 반발하고 있다.
▲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김성갑 한국GM 노조위원장. |
22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한국GM 노조)에 따르면 한국GM은 21일 열린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부평 2공장에 신차물량을 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충 제시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노조가 올해 임단협에서 미래발전전망 관련 특별요구안 등을 통해 2022년 뒤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할 물량 배정 약속을 요구한 데 대답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제시안에서 “부평 2공장 활용방안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검토했으나 (신차물량 배정이) 신규 차량의 경쟁력 확보나 부평 공장 전체의 효율적 가동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대신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랙스와 말리부의 생산일정을 연장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GM은 부평 2공장에서 소형SUV 트랙스와 중형세단 말리부 등을 생산한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부평 2공장 미래발전방안을 제시하라고 계속 요구했으나 결국 신차 배정이 어렵다고만 했다”며 “회사의 보충 제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임단협을 둔 한국GM 노사 사이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노사는 21일까지 모두 14차례 교섭을 벌였음에도 기본급 인상 여부 등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을 포함해 성과급(통상임금의 400%+600만 원)지급, 힘든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주는 ‘T/C 수당’ 500% 인상 등과 미래발전전망 관련 특별요구안과 공장별 별도요구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노조의 요구사항에 관하여 경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지키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회사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그 해 6월 쟁의권한을 확보하고 9월 GM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전면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1일과 2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절반이 넘는 찬성표를 확보한 데 이어 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4일 열리는 2차 조정회의에서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조정중지나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면 한국GM 노조는 합법적으로 쟁의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노조는 14일부터 간부 출근투쟁, 간부 규탄대회 등 투쟁활동을 벌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