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한다.
16일 유엔 고위 소식통의 말을 종합하면 반 총장이 곧 북한의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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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세 번째인데 한국인 사무총장이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 총장의 이번 방북은 북한의 초청을 받아 이뤄진 것인지, 아니면 반 총장의 요청에 따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반 총장의 방북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북한 핵문제와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남북한 교류에 새로운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5월21일 북한의 동의에 따라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이 돌연 방북승인을 철회하면서 방문이 무산됐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절한 기회에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북한은 이번 반 총장의 방북을 김정은 위원장 체제의 안정성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기회를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김정은 위원장 체제가 폐쇄적이지 않고 안정적이고 김 위원장이 외부와 관계를 적극적으로 풀려 한다’는 메시지와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남북 문제의 다른 관계자는 “유엔에서 북한 인권결의안 채택 문제가 논의되니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아닌가 싶다”며 “북한의 이미지 개선 목적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발사, 불법무기 거래 등으로 유엔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데 지난해에 인권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도록 하는 유엔총회 결의까지 채택돼 더욱 궁지에 몰려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경제도 나아지고 북중관계도 정상화 쪽으로 가고 있어 김정은 위원장이 어느 정도 자신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반 총장의 방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반 총장의 방북 보도와 관련해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밝혔다.
터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 중인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 방북과 관련해 “이 단계에서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반 총장의 방북승인 절차는 아직 진행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