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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SMC 극자외선 장비로 파운드리 질주, 삼성전자도 장비 쟁탈전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0-09-04 13: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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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기업 대만 TSMC가 첨단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바탕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반도체는 회로가 미세해질수록 같은 전력을 사용할 때 보다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극자외선 장비를 바탕으로 한 미세공정이 파운드리기업의 고객사 유치에 기여한다는 의미다.
 
대만 TSMC 극자외선 장비로 파운드리 질주, 삼성전자도 장비 쟁탈전
▲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는 최근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사업 육성에 매진하면서 미세공정에 힘을 주고 있는데 극자외선 장비 확보에 더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IT매체 아난드테크는 TSMC가 네덜란드 ASML이 독점적으로 생산해 2분기까지 출하한 극자외선 장비 70여 대 가운데 절반가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극자외선 장비는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노광 공정에 기존 광원보다 파장이 짧은 극자외선을 적용해 더욱 미세한 회로를 만들 수 있게 하는 장비를 말한다. 7나노급 공정부터 도입됐고 5나노급 공정에는 거의 필수로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TSMC에서 극자외선 장비의 존재감은 작지 않다.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7나노급 공정에 극자외선 장비가 사용되고 있다. 2분기 기준 TSMC 매출 가운데 36%를 7나노급 공정이 차지했다. 

3분기부터 5나노급 공정 매출이 반영되기 시작하면 TSMC에서 극자외선 기반 공정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TSMC가 코로나19와 미국·중국 갈등 등 여러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극자외선 장비의 역할이 지대한 셈이다. 

삼성전자 역시 TSMC와 마찬가지로 극자외선 장비를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극자외선 공정을 도입한 반도체기업은 세계에서 삼성전자와 TSMC뿐인 만큼 TSMC가 보유하지 않은 장비 가운데 상당량이 삼성전자 소유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만 ASML에 극자외선 장비 20여 대를 새로 주문해 앞으로 2년 안에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으로 따지면 모두 4조 원 수준이다.

파운드리사업 규모가 TSMC보다 작은 삼성전자가 값비싼 극자외선 장비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것은 언뜻 과도한 투자로 여겨질 수 있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기준 파운드리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18.8%, TSMC 51.5% 등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에서 극자외선 장비는 파운드리사업뿐 아니라 메모리반도체사업에도 쓰인다. 메모리반도체가 삼성전자의 ‘본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극자외선 장비 필요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평택사업장 2라인에서 극자외선 공정 기반 3세대 10나노(1z)급 모바일 D램을 양산하고 있다. 앞으로 모바일과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등 여러 분야에 극자외선 기반 D램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더 미세한 회로를 갖춘 4세대 10나노급(1a) D램을 극자외선 공정에서 양산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 중이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극자외선 공정 구축 역시 속도가 붙고 있다.
 
대만 TSMC 극자외선 장비로 파운드리 질주, 삼성전자도 장비 쟁탈전
▲ 극자외선 공정 기반 생산시설이 구축되는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월부터 화성 사업장에서 극자외선 공정 전용 생산라인 ‘V1’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V1에서 7나노급 반도체 양산체제를 갖추고 향후 3나노급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도 극자외선 공정 기반 생산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2021년 하반기 가동해 5나노급 이하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모바일칩을 필두로 첨단 극자외선 공정 적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2021년 평택 라인이 가동되면 7나노급 이하 초미세공정 기반 제품의 생산 규모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SML의 극자외선 장비 생산량이 연간 30여 대 수준으로 제한되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 극자외선 장비 확보에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뿐 아니라 다른 반도체기업들도 극자외선 장비 도입을 원하고 있어 발걸음이 바쁘다.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극자외선 공정에서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기로 했다. 인텔은 2022~2023년 상용화 예정인 7나노급 공정에 극자외선 장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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