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과 부산시가 금고를 관리할 은행을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으로부터 금고지정 신청을 접수받아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9월 안에 금고를 운영할 은행을 발표한다.
금고로 선정된 은행은 2021년 1월1일부터 2024년 12월31일까지 서울시교육청의 단일금고를 맡게 된다.
NH농협은행은 1964년부터 서울시교육청 금고운영을 도맡아 왔지만 손병환 NH농협은행 은행장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간 10조 원 규모의 예산을 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지키려는 것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계속 금고를 맡아 왔기 때문에 전산 인프라 구축, 영업점 개설 등 진출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이 농협은행의 강점"이라며 "마을공동체 지원이나 도농학생 교류 등 시중은행과 구별되는 농협은행만의 교육 기여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오랜 금고 취급 경험, 원활한 교육재정 운용을 위한 IT 서비스 지원 능력, 각급 학교 및 교육 구성원들의 이용 편의성 등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올해 예산은 10조847억 원으로 경기도교육청(16조4650억 원)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교육청 금고로 지정되면 교육공무원들을 상대로 예금과 적금, 대출 등 다양한 영업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NH농협은행은 현재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부산시교육청을 제외한 16개 교육청 금고운영을 맡고 있다.
손 은행장으로선 서울시교육청 금고지정 경쟁에서 수성에 성공하면 본전이지만 금고 자리를 빼앗기면 손실이 큰 셈이다.
KB국민은행은 NH농협은행의 아성을 깨는데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허인 은행장이 취임한 뒤 시금고와 구금고 입찰을 꾸준히 두드리며 기관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허 은행장은 취임할 때부터 기관영업 쪽에 강점을 지녔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허 은행장은 취임한 뒤 바로 조직개편을 통해 기관영업 관련 부서를 기관영업본부로 확대하면서 기관영업을 강화를 추진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달리 부산시금고 경쟁에선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의 위치가 뒤바뀐다.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은 최근 부산시 부금고 공모에 각각 신청서를 접수했다. 부산시는 9월 중순 심의위원회를 거쳐 9월 말 금고 운영기관을 확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NH농협은행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부산시 부금고를 맡아오다 2013년부터 KB국민은행에 2회 연속으로 부금고 자리를 내줬다.
이에 2019년 40억 원을 들여 부산시민공원에 시민숲을 조성하고 부산시에 기부하는 등 지역과 함께하는 금융기관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8년 만에 부금고 탈환을 노리고 있다.
다만 KB국민은행도 8년 동안 안정적으로 부금고를 운영해온 점과 그동안 부산에 공을 들이며 부산시와 꾸준히 교류를 쌓아온 점을 내세우고 있어 NH농협은행의 도전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KB국민은행은 계열사 KB캐피탈을 동원해 리스차량 소재지를 부산으로 대거 옮기면서 지난 4년 동안 취득세와 자동차세 등 지방세 수입에 1천억 원을 기여했다.
KB국민은행이 주최하는 취업박람회 ‘KB굿잡’도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 부산에서 열렸다.
부산시의 예산은 올해 기준으로 각종 기금을 합쳐 모두 13조7천억 원에 이르는데 30%인 4조1천여 억원을 부금고가 관리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