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과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대표이사가 모두 연말 또는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핀테크 및 대형IT기업이 뛰어든 결제시장 경쟁 심화로 카드사 전반에 사업체질 전환이 다급한 과제로 자리잡은 만큼 조직쇄신과 경영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말 카드업계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사 변동이 일어날 공산이 크다.
주요 8개 카드사 CEO 가운데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대표는 올해 초 새로운 인물로 바뀌었고 나머지 6개 카드사 CEO는 모두 올해 12월 또는 내년 3월로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임영진 사장과
이동철 사장,
정원재 사장과
이동면 BC카드 대표이사 사장 임기가 올해 말 끝난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과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올해 3월 대표에 취임한 만큼 연임이 유력한
이동면 사장과 오너인
정태영 부회장을 제외하면 4대 금융지주사 계열 카드사 CEO가 모두 연말인사에서 연임 여부를 놓고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코로나19 사태와 기준금리 하락으로 주요 금융지주사가 은행계열사에 실적을 의존하기 어려워지면서 카드사와 같은 핵심 비은행계열사가 금융그룹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핀테크와 대형IT기업이 간편결제서비스로 결제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며 카드사 입지를 위협하고 있어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카드업체가 앞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IT기업과 맞설 수 있는 수준의 플랫폼과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고 디지털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체질을 개선하는 일이 필수로 꼽힌다.
카드사는 고객 소비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갖춰 전략적으로 중요한 계열사기 때문에 주요 금융지주사가 디지털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새 CEO를 선임하는 방안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업체들이 당분간 실적 개선이나 성장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형IT기업 플랫폼 경쟁력을 따라잡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이미 장기간 대표이사를 맡던 경영진을 바꾸는 세대교체를 실시했다.
2014년부터 삼성카드 대표이사를 맡던
원기찬 전 사장은 올해 초 김대환 사장에게, 2017년부터 롯데카드 대표를 지낸
김창권 부회장은 조좌진 사장에게 각각 대표이사 자리를 내줬다.
삼성카드는 김 사장이 빅데이터 등 신사업 진출 확대를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고 롯데카드는 조 사장이 사업모델과 브랜드 전략 등에 쇄신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를 보였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지금까지 경영성과보다 앞으로 카드사업 체질을 바꿔낼 역량과 잠재력을 카드사 CEO 선임에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결국 카드사 CEO들이 올해 연말인사에서 신임을 이어가려면 그동안 힘써온 디지털 전환의 성과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증명해야만 한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올해 모바일앱 '페이판'을 활용해 다양한 핀테크 기반 서비스를 새로 선보이고 금융데이터 판매 등 데이터 신사업 진출도 활발하게 이끌었다는 공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신한카드 핀테크와 데이터사업이 실제로 실적에 기여하는 시기를 앞당기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에 경영진 교체를 통해 이런 변화를 더 가속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도 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해외시장 진출과 신사업 발굴에 비교적 보수적이던 KB금융그룹 분위기를 깨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 |
다만
이동철 사장이 KB금융지주에서 전략기획업무를 주로 담당했던 만큼 올해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선임결과에 따라 그룹 안에서 다른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장경훈 사장은 하나카드 실적 부진을 해결할 구원투수 역할로 대표이사에 올랐고 실제로 올해 상반기까지 디지털 채널 강화를 통한 하나카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역시 디지털 분야 인력을 강화하는 조직개편과 데이터사업 진출 준비로 우리카드 수익원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하나카드와 우리카드가 카드업계 점유율 6~7위로 하위권에 머무르는 상황을 고려하면 그룹 차원에서 언제든 공격적 성장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CEO 교체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
임영진 사장은 2017년부터 4년째 신한카드 대표를 맡고 있다.
이동철 사장과
정원재 사장은 올해까지 3년째 대표를 지낸 만큼 금융권에서 일반적으로 보장하는 임기 3년을 모두 채웠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