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부산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에 단독으로 입찰할까?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까지 관심을 보이면서 인근 지역 사업실적이 많은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기존에 알려진 대로 컨소시엄 입찰을 한다면 오히려 수주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 (왼쪽부터)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과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
24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 초기부터 수주에 적극적이었던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에 대림산업, 포스코건설뿐 아니라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까지 관심을 보이면서 수주전이 더욱 치열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세 회사 모두 대림산업과 포스코건설에 이어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세 회사 관계자는 모두 "입찰 여부를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저마다 수주전에 내세울 장점이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를, 대우건설은 대연4구역 재개발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대연동 일대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었다.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 최근 대형건설회사들의 관심이 늘어난 이유로는 수주전에 뚜렷한 강자가 없다는 점이 꼽힌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인근 지역 도시정비사업 경험이 있는데다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 그동안 오랫동안 공을 들여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 입찰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조합 내부에서는 단독 입찰을 추진하는 건설회사를 시공사로 선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컨소시엄 입찰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부산에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해 재개발사업이 흥행한 사례가 적다는 점, 하자보수에서 책임소재 불분명 등을 반대의 이유로 들고 있다.
대연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실거주민을 중심으로 한 조합원 지지층이 가장 넓다”면서도 “두 회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에 나선다면 외부 투자자 출신 조합원의 강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 바라봤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찰방식을 놓고 고심이 깊을 수 밖에 없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과거 20여 년 동안 대연동 일대 재개발사업을 진행해 지역주민들과 신뢰를 쌓아왔다. 두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점이 알려졌을 때 업계에서는 이를 ‘필승전략’을 세운 것이라고 바라봤다.
하지만 조합 내부에서 컨소시엄 입찰을 두고 부정적 의견이 늘어나면서 컨소시엄 전략이 수주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이나 HDC현대산업개발보다 더 인지도가 높은 건설사들이 단독입찰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굳이 조합원들이 컨소시엄 입찰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모두 아직 재개발사업 참여 방식을 두고 컨소시엄으로 입찰할 지, 단독입찰할 지 정해진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단독입찰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새롭게 수주전에 가세한 대형건설사와 치열한 경쟁을 각자 펼쳐야 한다는 점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로 해외수주가 막힌 데다 서울 도시정비사업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다른 경쟁사들은 대연8구역 수주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의 총력전을 펼 가능성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단독입찰로 파고들 틈이 있다고 판단하면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도 먼저 단독입찰을 선언한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못지 않게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 남구 대연동 1173번지 일대에 아파트 33개동 3540가구를 세우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8천억 원으로 추산되는 데다 좋은 입지로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건설회사들이 수주를 탐낼 만한 곳으로 꼽혀왔다.
대연8구역 재개발조합은 9월15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