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제약이 위기다. 췌장임 치료제의 대량생산 준비까지 마쳤는데 품목허가가 취소될 처지에 놓였다.
김상재 삼성제약 대표이사 겸 젬백스앤카엘 대표이사는 식약처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준비하고 췌장암 외 다른 적응증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진행에 속도를 내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 김상재 삼성제약 대표이사 겸 젬백스앤카엘 대표이사. |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식약처가 삼성제약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를 놓고 효능이 아닌 임상3상 결과보고서 제출기한 미준수를 이유로 들어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내린 만큼 삼성제약이 제기한 법적 다툼에서 승산이 있다는 시선이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19일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통보받자 곧바로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삼성제약은 식약처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제약은 췌장암 발병률이 낮아 환자 모집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2018년 11월에 췌장암 임상3상 환자 148명 모집을 완료했고 올해 4월에야 마지막 환자에 투약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식약처는 삼성제약의 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결과에 따라 정식허가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올해 4월 1년에 최대 8천만 바이알(주사용 유리용기 1병)까지 생산할 수 있는 리아백스 전용 생산공장을 준공했는데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는 삼성제약에게 큰 타격이다.
삼성제약은 2019년에 매출 446억 원을 올린 작은 규모의 제약사다. 그럼에도 연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200억 원을 투입해 리아백스 전용 생산공장을 건설했는데 그만큼 리아백스를 향한 기대감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법적 다툼 외에도 다른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제약은 리아백스를 놓고 췌장암 이외에도 알츠하이머, 전립선 비대증 및 전립선암을 적응증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를 적응증으로 하는 국내 임상2상은 지난해 9월에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빠른 시일 안에 임상3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다만 미국 임상2상 일정은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전립선 비대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국내 임상3상은 4월부터 시작돼 환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빠르면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애초 췌장암을 대상으로 하는 리아백스의 국내 임상3상을 종료한 뒤 2021년 상반기 안에 식약처로부터 정식 허가받는다고 목표로 세워 추진했다.
올해 3월12일까지 임상3상 결과보고서 제출을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환자 모집의 어려움 때문에 임상시험이 지연됐고 5월이 돼서야 결과보고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식약처는 19일에 허가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25일자로 리아백스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췌장암 치료 및 진단 관련 시장은 올해 32억 달러(3조8천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는 세계 주요 7개국(G7)의 알츠하이머 치료제시장 규모는 2026년 146억 달러(약 17조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시장은 2024년에 약 45억 달러(5조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