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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에 투자할 후보로 떠오른 미국 스타트업, 배경에 중국자본 있나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08-21 16: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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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유통 스타트업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쌍용자동차의 새로운 투자자 후보로 떠오르면서 쌍용차 경영 정상화의 동아줄이 될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증시는 새 투자자가 나올 가능성에 기대를 보이고 있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쌍용차를 향한 HAAH오토모티브의 신규 투자가 실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쌍용차에 투자할 후보로 떠오른 미국 스타트업, 배경에 중국자본 있나
▲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21일 쌍용차 주가는 전날보다 6.87%(230원) 상승한 3580원에 거래를 마치며 20일에 이어 이틀 연속 6% 이상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20일 HAAH오토모티브가 9월 중순에 투자제안서를 쌍용차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 투자자를 구할 가능성에 주가가 상승세로 보이고 있다.

쌍용차 주가는 거래중지가 풀린 19일에는 직전 거래일보다 11.19% 하락했다. 쌍용차는 14일 2분기 보고서 감사의견을 받지 못해 관리종목에 지정되면서 19일 장 시작 전까지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증시가 새 투자자가 나올 수 있다는 쪽에 베팅을 하는 셈인데 자동차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HAAH오토모티브의 자금력은 아직 쌍용차를 인수할 만한 외형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HAAH오토모티브는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출범한 자동차유통 스타트업으로 미국 수입자동차 유통분야에서 35년 이상 경력을 쌓은 볼보 부사장 출신인 듀크 헤일 회장이 창업주이자 대표이사를 맡아 이끌고 있다. 

미국 기업용 데이터베이스업체인 줌인포에 따르면 2019년 HAAH오토모티브 연간 매출은 2천만 달러(237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그것도 올해 들어 코로나19 영향으로 분기 매출은 200만 달러(24억 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쌍용차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6천억 원을 냈다. 올해도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지만 분기마다 매출 6천억~7천억 원대를 올려 HAAH오토모티브와 외형 차이가 많이 난다.

HAAH오토모티브는 중국 체리자동차의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반타스(VANTAS)’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반타스는 빨라야 내년에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된다.

시장에서는 신규 투자자가 쌍용차의 회생을 이끌기 위해서는 쌍용차에 최소 수천억 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의 최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을 50% 아래로 낮추고 새 투자자에게 최대주주 지위를 넘길 뜻을 여러 차례 밝혔는데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쌍용차 최대주주에서 내려온다면 HAAH오토모티브의 신규투자 규모는 최소 2천억 원은 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마힌드라앤마힌드라의 지분이 51% 아래로 내려가면 제이피모건, 비엔피파리바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외국계 자본에 당장 갚아야 하는 부채가 단기차입금 1500억 원, 장기차입금 400억 원 등 모두 1900억 원에 이른다.

새 투자자가 쌍용차 투자와 동시에 유동성 위기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금을 바탕으로 채권단을 설득할 방안을 찾아야 하는 셈이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올해 초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3년 동안 5천억 원 규모의 신규투자가 필요하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결국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와야 하는데 중국자본이 들어올 가능성이 나온다.

HAAH오토모티브는 중국 체리차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는 반타스의 미국 판매를 위해 체리차와 기술협력계약을 맺기도 했다.
 
쌍용차에 투자할 후보로 떠오른 미국 스타트업, 배경에 중국자본 있나
▲ 듀크 헤일 HAAH오토모티브홀딩스 대표이사(CEO) 회장.

체리차는 안후이성 등 중국 지방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중국 5대 완성차업체다. 1997년 설립 이후 중국 승용차 수출을 주도하며 풍부한 자금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가 현재 중국계 미국인인 카슨 황 미중 광동상공회의소(USCGCC) 의장을 최고국제관계책임자(CIR)로 두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체리차가 아니더라도 쌍용차 인수에 중국자본이 들어올 가능성은 있다.

비야디(BYD), 지리자동차 등 중국자본은 마힌드라앤마힌드라와 쌍용차가 새 투자자 찾기를 공식화한 뒤 쌍용차 인수후보로 끊임없이 이름이 오르내렸다.

쌍용차는 2004년대 중국 자동차업체인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된 뒤 기술 유출에 따른 이른바 ‘먹튀 논란’과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극심한 노사 갈등으로 사회적 비용을 크게 치른 겪은 경험이 있다.

당시 해고됐던 노동자 복직이 올해 5월에서야 마무리되는 등 쌍용차는 아직도 10년 전의 구조조정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HAAH오토모티브가 중국자본과 함께 쌍용차 인수를 추진한다면 쌍용차 안팎에서 거센 반대의 목소리에 부딪힐 수 있는 셈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 위해 마힌드라앤마힌드라와 함께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새 투자자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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