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코로나19 위기에 구조조정 없이 '버티기'를 하고 있다.
5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자산매각이나 구조조정 없이 비용을 줄이고 호텔부문 수익성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코로나19 위기를 넘는다는 계획을 짰다.
호텔신라는 우선 면세사업장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코로나19 장기화 조짐이 나타난 4월부터 면세사업장 휴점과 단축 영업, 주4일 근무제 전환으로 운영비용을 아끼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은 영업시간 단축, 김포공항점과 제주점은 휴점에 들어갔다.
비용절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고정비용 문제는 차입과 사채 발행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1분기에 2100억 원을 차입했고 2분기에는 500억 원을 다시 차입했다. 4월에는 3차례에 걸쳐 3500억 원 규모의 사채도 발행했다.
이 대표는 올해 초까지만해도 글로벌 성장전략을 밀고나가려고 했다.
이 대표는 3월 주주총회에서 "연초부터 커다란 불확실성으로 유통·관광산업이 생존을 위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도 “디지털 역량 강화와 고객경험 극대화,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2013년부터 면세점부문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통해 성장하는 전략을 이어왔는데 2019년에 그 성과가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2013년 싱가포르, 2014년 마카오, 2016년 태국, 2017년 일본, 2017년 홍콩 면세점사업에 진출하며 글로벌 성장정책을 실행에 옮겼다.
이런 전략으로 호텔신라는 2019년 4분기에 매출 5조7천억 원을 내며 역대 분기 최고 매출을 거두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올해 1분기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글로벌 성장정책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정면돌파를 선택하기도 했다. 6월에는 베트남 다낭에서 호텔 위탁 운영 브랜드 ‘신라모노그램’을 론칭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코로나19를 버텨내고 '포스트 코로나19' 국면에서 경쟁사보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호텔신라의 버티기 전략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가능하느냐 하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 이하일 때 재무상태가 건전하다고 평가하는데 2020년 1분기 기준 호텔신라의 부채비율은 221%로 부채를 더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코로나19의 종식시점이 붙투명한 점도 호텔신라에게 부담이다.
호텔신라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634억 원을 냈다. 2분기 매출은 5230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61.4% 감소했다.
호텔·레저사업은 2분기 매출 837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35% 줄었으며 영업손실 160억 원을 봤다.
면세사업은 2분기에 매출이 4392억 원, 영업손실 474억 원을 봐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64% 줄었다.
일단 호텔신라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유통관광산업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면세점·호텔업 전반에 피해가 막대한 만큼 특별고용유지 지원업종 지정 연장 등 산업 보호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면세사업 정상화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호텔신라의 연간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빨라야 2021년이 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상황이 완화하면 빠르게 예전의 이익 창출능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호텔신라는 올해 매출 2조8033억 원, 영업손실 1909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51% 줄고 적자전환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