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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호, 현대오일뱅크 '꿈의 고도화율'로 코로나19 위기 이겨낸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7-31 15: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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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이 정유사업 수익성 개선의 고삐를 계속 죈다.

저가 원유의 도입 비중을 늘리고 정유 고도화율(고부가제품 생산비율)을 끌어올려 2분기의 영업이익 개선세를 이어가는 데 힘을 쏟는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050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강달호</a>, 현대오일뱅크 '꿈의 고도화율'로 코로나19 위기 이겨낸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

31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정유사업에서 초중질원유 투입량을 2분기 하루 10만 배럴에서 3분기 14만 배럴, 4분기 16만 배럴까지 늘린다.

초중질원유는 중질원유(황 함량이 높은 원유) 가운데서도 황 함량이 극도로 높은 원유다. 원유는 황 함량이 낮을수록 질이 좋아 중질원유에서 경질원유(황 함량이 낮은 원유)로 갈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2분기 초중질원유는 중동산 중질유보다 배럴당 3달러 저렴했다”며 “이 가격 차이는 4분기 배럴당 8.4달러 수준까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달호 사장은 경제성이 좋은 원유를 더 많이 투입해 현대오일뱅크의 정유사업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정유사업의 수익성은 고부가 정유제품을 얼마나 생산할 수 있는가에 크게 좌우되는데 중질원유는 경질원유보다 질이 나빠 고부가제품 생산에 불리하다.

그러나 강 사장은 초중질원유 투입을 늘리면서도 고부가제품 생산량을 보전할 준비를 갖춰 뒀다.

강 사장은 2분기 정유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기보수기간을 활용해 상압 증류공정설비(CDU)와 탈황설비(RDS)의 증설에 2480억 원을 투자했다.

두 설비 가운데 탈황설비는 중질원유를 본격적 정제공정인 촉매분해공정(FCC)에 투입하기 앞서 황 함량을 경질원유 수준인 0.5%까지 낮추는 설비다.

현대오일뱅크는 탈황설비 증설로 초중질원유 처리량이 기존 하루 14만 배럴에서 하루 16만 배럴로 늘었다. 강 사장이 4분기 투입하려는 초중질원유 16만 배럴은 현대오일뱅크 처리량의 한계치다.

강 사장은 저가 원유의 도입을 늘리면서도 높은 고도화율과 맞물려 수익성 개선효과 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율이 40%를 넘는 국내 유일 정유사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고도화율이 35% 안팎, SK이노베이션은 3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40%는 글로벌 정유업계로 시선을 넓혀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원유를 정제할 때 투입 원유의 40%가량이 잔사유(찌꺼기 원유)로 남는다.

고도화율 40%는 이론상 투입하는 거의 모든 원유를 고부가 정유제품으로 정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정유업계에서는 고도화율 40%를 ‘꿈의 고도화율’이라고 여긴다.

강 사장이 2분기 상압 증류공정설비 증설투자를 진행한 덕분에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은 기존 40.6%에서 41.1%로 더 높아졌다.

증권업계는 강 사장의 노력들이 성과를 거둘 것으로 바라본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휘발유 수요와 중국의 경유 수요가 회복되면서 정유업황이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조치(락다운)가 해제되며 글로벌 정유제품 수요는 회복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형식으로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1조3749억 원에 사들였다.

이 때 현대오일뱅크가 업계 최고 수준의 고도화율을 통해 뛰어난 이익 창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 사장은 아람코가 현대오일뱅크에 투자한 이유를 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 연결 영업이익 132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1분기 5632억 원의 적자를 딛고 흑자전환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정유사들 가운데 2분기 적자를 내지 않은 유일한 정유사일 가능성이 높다.

2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1.4달러로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정유사업에서 영업손실 4329억 원을 봤으며 에쓰오일도 영업손실 1643억 원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GS칼텍스는 아직 잠정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으나 증권업계에서는 GS칼텍스가 2분기 2천억~3천억 원가량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산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중동산 원유와 비교해 초중질원유의 높은 경제성이 2분기 흑자의 원동력이었다”며 “하반기 초중질원유 투입을 더 늘리는 만큼 정유제품 시황이 더 나아진다면 올해 영업이익 달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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