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0-07-21 15: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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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형곤 젬백스앤카엘 바이오사업 총괄 대표이사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젬백스앤카엘이 개발하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세계적 석학이 가능성을 인정했고 다양한 적응증에 관하여 임상도 진행되고 있어 개발이 완료되면 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 송형곤 젬백스앤카엘 바이오사업 총괄 대표이사.
21일 젬백스앤카엘에 따르면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GV1001'가 앞으로 젬백스앤카엘의 도약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젬백스앤카엘은 반도체필터 제조 등 다른 사업분야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의 10%가량을 바이오사업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다.
2019년 별도기준으로 집계된 매출 427억 원 가운데 바이오사업 연구개발비로 43억 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바이오사업부문에서 올린 매출은 2800만 원에 불과하다.
GV1001은 젬백스앤카엘이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다. 젬백스앤카엘은 알츠하이머, 전립선비대증,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지식재산(IP)을 보유하고 있다.
3가지 병증 모두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치료제 수요가 높다. 이 때문에 GV1001 연구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다면 젬백스앤카엘은 바이오 전문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2023년 133억 달러(15조9천억 원),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는 2024년 49억 달러(5조9천억 원), 췌장암 치료제는 2021년 29억 달러(3조5천억 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형곤 대표는 이 가운데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알츠하이머 치료제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임상은 대부분 초기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반면 GV1001은 알츠하이머 증세가 중기 이상으로 발전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형곤 대표는 올해 5월 국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가장 임팩트가 크고 회사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4월에도 "알츠하이머 중기 환자를 대상으로 GV1001의 임상2상을 진행해 좋은 결과를 얻은 만큼 임상3상도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젬백스앤카엘 이름으로 신약을 만들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젬백스앤카엘이 4월 서울에서 화상회의로 개최한 '제1차 젬백스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자문위원회'에는 세계적 석학이 참여해 향후 미국에서 진행될 임상에 관하여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제프리 커밍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신경연구소 교수는 자문위원회에 참석해 "GV1001은 다양한 타깃에 작용하는 물질로 성공적인 알츠하이머병 치료 약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임상2상 일정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젬백스앤카엘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2상시험 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미국 내 코로나19사태로 임상대상 환자 모집이 쉽지 않아 현재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며 "추후 미국 임상2상을 진행해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되면 미국 식품의약국에 조건부 판매허가 신청 등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젬백스앤카엘은 20일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GV1001 국내 임상2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뒤 임상3상을 조속히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젬백스앤카엘 관계자는 "GV1001은 근본적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알츠하이머 증상을 지연시키는 기존의 치료제와는 차별적이다"고 말했다.
GV1001은 당초 노르웨이의 구스타프 가더넥 교수가 췌장암 치료제로 임상3상을 진행했던 물질이다. 국내 반도체 장비회사였던 카엘이 2008년 GV1001을 보유한 노르웨이 바이오기업인 젬백스를 1천만 달러에 인수한 뒤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GV1001은 2014년 '리아백스'라는 이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아 국내 '21호 신약'으로 인정받으며 췌장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젬백스앤카엘은 GV1001의 췌장암 국내 임상3상을 종료하고 결과를 분석하고 있으며 2021년 상반기 안에 정식 허가받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밖에 젬백스앤카엘은 GV1001에 관한 전립선비대증 국내 임상3상 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하며 임상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젬백스앤카엘 관계자는 "규모가 큰 회사가 아니다보니 여러 적응증을 동시에 연구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며 "3가지 병증 외에도 비소세포폐암, 흑색종을 포함한 각종 종양 등에 관해서도 효과를 보인다는 데이터를 지니고 있는 만큼 현재 개발하고 있는 분야의 연구개발을 마친 뒤 적응증 확대 연구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