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의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매각을 매듭짓기 위해 제주항공에 체불임금 분담을 제안할까?
19일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이 임금체불 문제를 두고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의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 의원 측이 절충안을 제시할지 주목한다.
▲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주항공 내부 사정에 밝은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으로서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어 이스타항공을 인수해도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바라보고 있다”며 “이스타항공의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 의원이 체불임금 일부를 분담하는 것과 같은 안건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모회사 이스타홀딩스는 이상직 의원의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와 아들 이원준씨가 지분 33.3%, 66.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의 실질적 경영권을 쥐고 있는 이상직 의원이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 문제와 관련해 절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이스타항공 매각은 사실상 결렬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시선이 자리잡고 있다.
항공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해결하지 못한 체불임금은 280억 원에 이르고 갚아야 할 빚이 1600억 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서 1700억 원 규모의 지원자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모자른 상황”이라며 “제주항공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절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이스타항공은 파산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도 매각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이상직 의원측에서 절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올해 2월부터 3월까지 체불임금은 이스타항공이 책임을 지고 그 이후 체불임금은 제주항공이 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도 경영환경이 극도로 악화돼 있어 거래 종결이 빨리 되길를 바라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제주항공과 합의를 하면 거래 종결일을 3개월 연장할 수 있다”면서도 “코로나19에 따라 이스타항공의 경영환경이 좋지 않아 순탄하게 매각일정이 종결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임시 주주총회 개최을 열겠다며 제주항공 인수를 압박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3명과 감사 1명을 새롭게 선임하는 안건과 발행주식 총수를 1억 주에서 1억5천만 주로 늘리는 정관변경안건을 상정하겠다고 최근 주주들에게 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제주항공이 맺은 이스타항공 주식 매매계약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새로운 이사와 감사 후보는 제주항공이 지명하는 인물로 선임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 쪽에서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의 적극적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임시 주주총회를 여는 것으로 바라본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의 현재 발행주식은 1천만 주 안팎으로 파악돼 발행주식 한도를 늘릴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해 제주항공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임시 주주총회 카드를 꺼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조건을 거래 종결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제주항공이 전향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은 거래 종결이 임박했기 때문에 사전에 이행해야 하는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열게 됐다”며 “거래종결일인 6월29일까지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두고 순서가 어긋났다고 바라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새로운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는 것은 거래가 종결된 후 이뤄지는 절차인데 이스타항공이 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임시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오를 이사와 감사의 명단을 제출하지 않으면 이스타 항공의 임시주주총회는 안건을 의결하지 못하고 끝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