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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기는 '네 탓' 공방, 재기불능의 병만 깊어져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20-06-12 14: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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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장기화하면서 자칫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과 KDB산업은행이 한 차례씩 보도자료를 주고받은 데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가세하면서 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기는 '네 탓' 공방, 재기불능의 병만 깊어져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

특히 당장 세부적 사안들을 재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를 시작해도 의견을 조율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셋 모두 생산적 논의보다는 ‘보여주기식’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사이 아시아나항공은 1년 넘게 옛 주인과 새 주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실한 재무구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기 전부터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돼 있었다.

이미 지난해 3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산업은행에 구조를 요청했고 산업은행이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의 퇴진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이 이뤄졌다.

진작부터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빠르게 취해졌어야 하는 셈인데 1년 넘게 별다른 조치 없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지금 아시아나항공은 강력할 리더십을 발휘할 주체마저 없다. 최악의 경영난에 그 어느 때보다 허리띠를 세게 졸라매고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는 추진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당장 누가 새 주인이 될지조차 불투명하다. 누가 리더십을 보여야하는지조차 애매한 셈이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전문경영인인 만큼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 사장은 당장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정해지면 거취를 장담하기 어렵다. 앞날을 놓고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강력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내 항공업계에서 새 판이 짜일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아시아나항공은 여기에서도 소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항공업계가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한 ‘1강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기간산업 안정기금도 지원받을 수 없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지원받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대한항공이 기금을 지원받는 첫 번째 기업이 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은 위원장은 당사자들이 만나 불확실성을 빨리 해소해야 한다며 기금을 받으려면 빨리 협상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골든타임은 점점 지나가고 있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속전속결’이다. 구조조정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는 일본항공(JAL) 사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법무법인을 통해 일본항공의 정상화 사례를 살펴보기도 했다.

일본항공은 2010년 1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당시 일본정부는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외부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보고 총리가 직접 여러 차례 머리를 조아리며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그룹 명예회장을 데려왔다.

이나모리 회장은 계속 거절했지만 일본 정부의 끈질긴 요청에 “보수 없이 3년만 일하겠다”고 밝힌 뒤 일본항공의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그가 회사에 있던 세탁소를 없애고 직원들이 직접 유니폼을 빨아 입도록 한 사실은 당시의 비용절감 노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준다.

일본항공은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나모리 회장은 2013년 3월 회사를 떠났다. 그가 말한 대로 딱 3년 만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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