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톤과 카카오페이가 인증서 춘추전국시대의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4월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 심의와 공포를 앞두고 있는데 개정 법률안이 시행되면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지게 되면서 다양한 전자서명 서비스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개정안은 공인인증서의 우월한 법적 효력 폐지, 전자서명 인증업무 평가·인증제도 도입, 전자서명 이용자에 관한 보호조치 강화 등을 뼈대로 한다.

공인인증서는 시장독점과 전자서명 기술의 발전 및 서비스 혁신 저해, 국민들의 선택권을 제한 등의 문제점을 지적받아 왔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민간의 다양한 전자서명 기술과 서비스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여 관련 산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의 대표적 수혜기업으로는 아톤이 꼽힌다.

아톤은 은행과 증권, 통신사를 대상으로 보안솔루션을 제공하는 핀테크 전문회사로 통신3사와 공동으로 패스(PASS) 인증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등 국내 대형 은행 4곳과 삼성증권 등 5곳의 증권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기도 하다.

이번 법 개정으로 다양한 민간 인증서비스가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아톤은 사설인증 솔루션의 고객사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톤은 금융서비스 및 거래에 필요한 보안카드, 공인인증서, 일회용 비밀번호(OTP) 기기를 대체해 PIN(개인 식별 번호)를 통해 간편인증을 할 수 있는 보안솔루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아톤은 현재 핀테크 보안솔루션과 핀테크 플랫폼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데 카드사와 보험사를 아직 거래처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성장할 구간이 많다”며 “2020년 상반기 안에 은행 1곳을 추가 확보해 국내 대형 은행 6곳 가운데 5곳을 고객사로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톤의 매출 분포를 보면 2019년 기준으로 핀테크 보안솔루션 46%, 핀테크 플랫폼 14%, 티머니 솔루션 17%, 스마트금융 12% 등이다.

아톤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25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2019년보다 매출은 30.8%, 영업이익은 143.9% 늘어나는 것이다.

본인인증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페이도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카카오페이는 2020년 3월 기준 3천만 명의 누적 가입자를 확보한 모바일금융 플랫폼인데 이 가운데 본인인증서비스 이용자는 5월 기준으로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전자서명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법 개정을 계기로 카카오페이가 본인인증서비스 이용자 수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점유율 95%로 국내 메신저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연결서비스로 둔 만큼 범용성에서 다른 인증서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페이는 자체개발한 아이디 기반 인증서로 증권, 보험 등으로 인증서비스를 확대해 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데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입영통지서, 자동차 검사 안내, 주차 및 속도위반 과태료 등에 관한 공지를 플랫폼 안에서 할 수 있고 이와 관련된 결제 또한 플랫폼 내에서 가능해질 것”이라며 “향후 고관여 금융서비스를 확장해 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우호적 환경이 마련됐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