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휘청'하면 우리나라 경제는 어떻게 될까?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해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주요 15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최근 독일 폴크스바겐 사태에서 보듯 해당 기업이 위기를 맞을 경우 국가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높다.
30일 국제통화기금(IMF)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전자 매출은 1959억2천만 달러(223조9천억 원)로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액 1조4169억 달러(1691조 원)의 13.83%로 나타났다.
이는 GDP가 1조 달러가 넘는 15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영국은 대형정유사 BP 매출이 직전 회계연도 기준 3535억7천만 달러로 GDP(2조9451억 달러) 대비 12.01%를 차지했다.
이밖에 13개국은 매출 1위 기업의 GDP 대비 매출 비율이 10%를 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대표기업인 가스프롬이 GDP 대비 매출 비율이 7.97%로 3위, 이탈리아 엑소르(7.56%), 프랑스 토탈(7.45%)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폴크스바겐은 한해 2689억6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독일의 GDP 총액 대비 6.97%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폴크스바겐은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사건으로 사상 최대 위기를 겪으며 독일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나라와 GDP 규모가 비슷한 호주는 웨스파머의 매출액 비율이 3.82%, 스페인은 방코 산탄데르 매출액 비율이 6.83%였다. 삼성전자 매출 비율과 비교하면 2~3배 가량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매출과 현대차 매출을 더하면 두 기업이 한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한다. 한국경제가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기업 쏠림이 지나치게 심할 경우 해당 기업이 위기를 맞을 때 국가경제 역시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한다.
국내 총 수요기준 30대 그룹 매출집중도는 2003년 13.1%에서 2012년 24.5%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업종에서 삼성그룹 의존도 역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일 한국CXO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자산규모 100억 원 이상 국내 전자업종 기업 약 1300곳의 지난해 매출 총액은 328조1104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 곳은 전자업종 기업의 1%에도 못 미치는 10개사에 그쳤다.
삼성전자(137조8255억 원), LG전자(29조5564억 원)에 이어 LG디스플레이(25조3837억 원), 삼성디스플레이(24조9806억 원), SK하이닉스(16조8937억 원), LG이노텍(5조8402억 원), 삼성전기(5조1827억 원), SKC(1조8992억 원),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1조3465억 원), 휴맥스(1조724억 원) 순으로 이어졌다.
이 10개사의 매출은 249조 원으로 전자업종 전체 매출의 76.2%나 됐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매출 비율은 전체 매출의 56.4%에 이르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삼성그룹에 제품과 서비스를 납품하는 많은 기업을 고려하면 삼성의 영향력은 더 커진다”며 “재벌 기업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한 것은 위협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