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2020년 하반기 미국시장에 새 아반떼(미국이름 엘란트라)를 투입한다.
새 아반떼는 2015년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7세대 모델로 국내에는 7일 출시됐다.
새 아반떼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행사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진행했을 만큼 현대차는 미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꼽는다.
이 사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기 전만 해도 새 아반떼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현대차는 2017년을 빼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아반떼를 해마다 미국에 20만 대 이상씩 판매했는데 2019년에는 이를 밑도는 판매실적을 거뒀다. 올해 신차를 투입하는 만큼 이전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는 당연하다.
더욱이 아반떼는 2019년 판매실적을 기준으로 전체 미국 판매량의 4분의 1을 책임질 만큼 핵심모델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이 사장이 미국에서 새 아반떼의 신차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와 달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국내에서 새 아반떼의 가격을 높게 책정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편 것과 반대로 미국에서는 수익성보다는 판매 확대에 방점을 찍고 새 아반떼의 가격을 낮춰 내놓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시장은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다 재고 증가로 자동차 가격도 차츰 떨어질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본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수요가 악화되면서 일시적 재고 증가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재고상승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가격 하락을 낳을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기존부터 수요가 부진했던 세단 차종들을 중심으로 한 가격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가 지난해 미국에서 간신히 점유율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도 이 사장이 아반떼 가격을 낮춰 내놓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판매 확대를 최우선 순위에 둘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실직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6개월 동안 할부금 납입을 면제해주는 정책을 실시하는 등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판매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11년 5.1%까지 올랐다가 2018년 3.9%까지 떨어졌는데 2019년 4.1%로 반등하는 데 간신히 성공했다.
이 사장은 코로나19 사태 추이를 충분히 지켜본 뒤 새 아반떼의 판매전략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 판매 및 재고 현황을 파악한 뒤에야 미국에서 현대차의 신차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