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증권거래세 폐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위해 국회와 시장의 가교역할을 해 낼 수 있을까?
나 회장은 35년 동안 대신증권에 근무하는 등 증권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꼽히지만 공직경험이 없다는 점 때문에 대관능력을 두고 의심섞인 시선도 받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1대 국회를 한 달가량 앞두고 증권거래세 폐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 금융투자업계 현안이 해결될지 시선이 몰린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모아 국회와 금융당국에 전달해야 하는 나 회장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나 회장이 증권거래세 폐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을 이끌어낸다면 그동안 대관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시선을 바꿀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투자협회장에 오른 나 회장은 증권업계에 오랜 기간 몸담아 업계 현안에는 밝지만 공직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대관능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장은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모아 국회와 금융당국에 전달해야 하는 대관능력이 중요한 능력으로 꼽힌다.
나 회장은 21대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 등이 마무리되면 국회에서 금융투자업계 현안이 논의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아직 나 회장이 증권거래세 폐지 등 현안을 어떻게 전달할지 구체적 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금융투자협회장으로서 자본시장 현안을 당국에 건의하는 등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세 폐지는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공약에 담은 만큼 21대 국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나 회장이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함께 증권거래세 폐지에 목소리를 높인다면 공론화될 수 있다.
김 의원과 유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증권거래세 인하를 주도했다.
나 회장은 한 해 8조 원가량 걷히는 증권거래세 폐지를 위해 기획재정부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올해 상반기에 주식 양도차익 과세 및 증권거래세 조정 등 금융세제 개선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도 금융투자업계의 현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대 국회에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담은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기대하며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부문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나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자본시장 역할 강화를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과 자본시장 세제 선진화 등 국민자산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환경 구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금융투자업계의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나 회장은 2월 금융투자협회의 대관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대관업무를 담당했던 대외담당팀을 대외협력부로 승격해 입법과제에 관한 체계적 지원과 대외 협상력 강화를 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