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기자 jskim@businesspost.co.kr2020-04-17 14: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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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의원이 2016년 20대 총선에 이어 이번 21대 총선에서 또 한번 무소속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친박근혜계'로 분류되던 윤 의원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중앙정치 무대에서 전혀 목소리를 내지 않고 꾸준한 지역구 관리와 바닥민심 훑기에 집중해 거대 양당 중심으로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윤상현 무소속 의원. <연합뉴스>
17일 인천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4.15총선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선거는 20대 총선과 달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마하는 데다 미래통합당 후보가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라는 점에서 윤 의원에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윤 의원은 무소속으로 40.5%의 득표율로 171표 차이라는 초접전 끝에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후보(40.4%)를 꺾고 4선 고지에 올랐다. 통합당 안상수 후보는 15.5%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윤 의원이 평소에 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자주 열고 사소한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 주민들과 접촉을 늘린 것이 당선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윤 의원은 16일 당선이 확정되고 난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소속으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을 유권자 이전에 '미추홀구 대가족'으로 생각하고 애환을 함께 했기 때문”이라며 “지지하는 당과 출신 지역, 이념이 달라도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동고동락했다”고 말했다.
미추홀구에 있는 용현시장의 한 관계자는 17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윤 의원은 용현시장 관련 행사나 명절 때가 되면 항상 빠짐없이 참석했다”며 “평소에도 자주 방문해 상인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16일도 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일일이 인사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선거기간에 20대 총선에서 내건 공약의 상당 부분을 달성했다며 지역일꾼으로서 면모를 적극적으로 앞세웠다.
윤 의원은 6일 인천지역 인터넷방송사인 파도TV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구도심인 미추홀 발전을 위해 지난 총선 당시 약속했던 지방행정 종합청사 유치, 제물포 급행열차 정거장 확보, 인천발 KTX 출범 등을 해냈다”며 “경인 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지하철 3호선 개통 등 앞으로 할 일이 많은데 이런 사업을 선거 때문에 갑자기 온 후보들이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 의원이 오랫동안 중앙정치 무대에서 비껴나 있었던 점도 당선에 크게 도움이 됐다는 시선도 있다.
윤 의원는 대표적 '친박'계 의원으로 꼽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역구 현안해결에만 집중하며 친박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4.15총선에서 핵심 친박 의원으로 꼽히던 민경욱, 유정복, 김진태, 조원진 등이 모두 낙선하고 친박신당 정당 지지율이 0.64%에 머무는 등 친박 정치인들이 부진했던 점을 고려한다면 윤 의원이 기존 친박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윤 의원은 2019년 6월2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친박 이미지를 벗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과의 개인적 의리는 지키지만 친박그룹에 무리를 지어서 행동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친박계 정치인들과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통령을 향해 누나라고 불렀다'는 풍문을 놓고 윤 의원은 “누나라고 부른 것은 제 동료의원 가운데 한 사람”이라며 “난 그렇게 부른 적이 없는데 그런 말이 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인천 동구미추홀구을(20대총선까지는 인천 남구을) 지역에서만 2008년 18대 총선부터 21대 총선까지 내리 당선됐다.
그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갈등을 겪으며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48.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