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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근 STX조선해양 재무개선 성과, 자체자금으로 건조부담은 여전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4-14 15: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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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이 재무 개선에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줄어든 현금이 수주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불안한 대목이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4889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윤근</a> STX조선해양 재무개선 성과, 자체자금으로 건조부담은 여전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14일 STX조선해양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장 사장은 지난해 STX조선해양의 재무지표를 대부분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없다. 부채비율은 2018년 100.3%에서 2019년 87%로 낮아졌으며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188.2%에서 274.2%까지 올랐다. 

장 사장의 STX조선해양 자구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그는 앞서 3월30일 열린 STX조선해양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2019년에는 자구계획 목표였던 715억 원을 102억 원 초과한 817억 원의 자구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장 사장으로서는 현금 감소가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2018년 말 기준 1040억 원에서 2019년 말에는 853억 원으로 줄었다. 올해 유동화할 수 있는 매출채권도 103억 원어치에 불과하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세운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 기조는 ‘자체 자금으로 선박을 건조하는 것’이다. STX조선해양은 이 기조에 따라 선박 건조자금을 에스크로계좌(3자 중계 매매계좌)에 묶어놓는다.

이를 고려하면 장 사장은 선박을 수주할 때 항상 유동성 활용의 한계선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결국 현금의 감소는 곧 수주여력의 축소를 말한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선박 1척의 가격 가운데 60%가 건조대금이고 40%가 조선사의 몫”이라며 “STX조선해양은 건조대금을 자체 현금으로 해결하고 있으며 여러 척의 선박을 동시에 건조하는 조선사의 특성상 현금 감소는 수주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줄어든 현금의 리스크가 당장 표면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유가에 코로나19가 겹쳐 글로벌 선박 발주시장이 경색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3월 글로벌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2020년 선박 발주시장이 하반기부터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STX조선해양의 주력 선박인 MR탱커(순수 화물적재톤수 5만 DWT 안팎의 액체화물운반선) 가운데 정유제품운반선(프로덕트탱커)과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의 발주량 전망치를 기존 145척과 72척에서 102척과 31척으로 낮췄다. 21세기 들어 최저치 수준이다.

그러나 조선업황이 다시 정상화한다면 현금 감소 리스크가 본격화할 수 있다.

MR탱커는 선복량 대비 건조잔고 비율이 7%대로 모든 선박종류 가운데 가장 낮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이 비율은 역사적으로도 최저치 수준이다.

MR탱커 발주와 관련해 선주사들이 느끼는 부담이 그 어느 때보다 적다는 얘기다.

게다가 MR탱커를 포함한 액체화물운반선은 선복량 증가율이 물동량 증가율을 밑돌고 있다.

올해 액체화물운반선의 선복량 증가율은 2.9%이나 물동량 증가율은 3.1%다. 글로벌 조선사들의 3월 말 수주잔고를 기준으로 내년에는 선복량 증가율이 1.8%로 떨어지지만 물동량 증가율은 3.3%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지표들을 분석해보면 MR탱커는  환경이 마련됐을 때 발주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STX조선해양의 현금 감소가 올해 장 사장에게 아쉬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장 사장은 일찌감치 현금 감소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지난해 9월 허성무 창원시장을 만나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장 사장은 언론에 “선박 건조가 늘어날 때 일시적으로 현금이 부족해질 때를 대비하기 위한 지원을 요청한 것”이라며 “이는 만약을 대비한 것이며 STX조선해양이 자체 자금으로 선박을 건조한다는 사실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 노동조합도 줄어드는 현금과 관련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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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조선해양이 건조한 MR탱커.

이에 앞서 9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STX조선지회(STX조선해양 노조)는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산업살리기 경남대책위원회(대책위)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노조와 대책위는 “STX조선해양의 현금이 올해 고갈될 수도 있다”며 “수주물량을 눈앞에 두고도 놓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수주 선박의 건조자금 가운데 일부를 담보대출로 보장하는 방식의 금융지원을 요구했다.

이 방안은 대가 없이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무역기구(WTO)의 산업 공정성 관련 규제로부터도 자유롭다.

중국 정부가 조선사에 낮은 이자로 신용대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도 100% 출자한 국책은행을 통해 담보대출을 제공하는 등 조선업계 경쟁국가들은 이미 이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노조가 내놓은 방안은 조선사 몫인 40%를 담보로 건조자금의 대출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 방식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STX조선해양이 자체자금으로 선박을 건조한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장 사장의 수주여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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