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중인 기업의 채권을 10조 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이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중인 기업 99곳의 채권을 10조541억 원 규모만큼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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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 |
구조조정 기업 99곳은 워크아웃 기업 43곳, 법정관리 기업 43곳, 자율협약 기업 13곳 등이다. 이 가운데 59곳이 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다.
금융권은 구조조정 중인 기업들의 채권을 29조355억 원 보유하고 있다. 이런 규모는 이 기업들의 총자산 27조4143억 원보다 1조6천억 원 이상 많은 것이다.
구조조정 기업 99곳 가운데 대기업이 45곳이다. 대기업의 전체 채권액은 27조3693억 원으로 전체의 94.3%에 이른다. 중소기업 53곳이 1조5680억 원(5.4%), 중견기업 1곳이 982억 원(0.3%)으로 뒤를 이었다.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기업 99곳의 전체 채권액 가운데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등 워크아웃 기업 45곳의 채권을 1조593억 원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이 소유한 워크아웃 기업의 전체 채권액 4조1859억 원에서 25%를 산업은행이 지닌 것이다.
경남기업 등 법정관리 기업 43곳의 경우 산업은행이 3조238억 원의 채권을 소유하고 있다. 이 기업들에 대한 금융권의 전체 채권액 7조2789억 원의 42% 수준이다.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자율협약 13곳의 채권으로 5조971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금융권의 전체 채권액 17조5707억 원의 34%에 이른다.
정 의원은 산업은행 등 금융권이 구조조정 중인 기업의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구조조정 중인 기업 99곳 가운데 2013년 전에 구조조정 절차를 시작했지만 아직 끝내지 못한 회사가 42곳에 이르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더디게 진행되면 채권은행의 손실이 커져 국가 경제에도 부담을 준다”며 “기업구조조정의 핵심 역할을 하는 산업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높이려면 산업은행뿐 아니라 금융당국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