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대림산업은 한남3구역 재개발,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 입찰에 참여한 데 이어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재건축사업 입찰 참여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상반기 서울 도시정비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업 3곳을 모두 노리고 있다.
3개 사업들 전부 서울에서 최고로 꼽히는 강남, 한강변에 위치하는 등 입지가 좋고 상징성도 커 대형 건설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5위 안에 드는 건설사 가운데 이들 사업을 전부 준비하는 회사는 대림산업이 유일하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가 9300억 원에 그치며 2018년 2조2천억 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신규수주 순위도 2018년 1위에서 지난해 5위로 떨어졌다.
대림산업은 ‘재개발 최대어’ 한남3구역을 비롯해 신반포15차 재건축, 반포3주구 재건축 등 수익성 좋은 곳에서 적극적으로 사업기회를 모색하며 반전을 도모하고 있다.
배 대표는 2019년 10월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에 올랐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3위인 대림산업의 건설사업을 이끄는 대표인데도 건설업 경험은 전혀 없다. 이전까지 LG전자에서 30년 이상 일하며 휴대폰 사업 전성기에서 뛰어난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경영자로 평가된다.
배 대표가 박상신 전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의 뒤를 이어 사내이사에 오르면서 대림산업은 사내이사에 건설전문가가 한 명도 없어 사업의 무게중심이 건설사업부문에서 석유화학부문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는 이전부터 토목사업본부, 주택사업본부, 플랜트사업본부 등 각 본부의 역할이 명확히 나뉘어 운영되는 건설사로 평가된다.
현재 주택사업은 주택사업본부장인 박상신 전 대표가 담당하고 있지만 전체 경영전략은 건설사업부를 총괄하는 배 대표가 책임지고 있다.
특히 도시정비사업은 아파트 설계는 물론 조합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배 대표는 취임 뒤 빅데이터, 디지털 기술 기반의 마케팅 전략에 집중해 실거주자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세계 최고급 주거환경 흐름을 반영해 아크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쓴 것으로 전해졌다.
한남3구역 재개발, 신반포15차 재건축,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각각 의미가 큰 사업지로 대림산업이 이 가운데 하나라도 수주한다면 배 대표에게 마케팅 전문가 출신 건설업 전문경영인으로서 역량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공사비만 1조9천억 원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사업으로 꼽힌다. 현대건설 GS건설 등 주택사업 강자들이 명운을 걸고 도전하고 있는데 수주전이 워낙 치열해 지난해 말 국토부 등의 제재를 받으며 수주전이 올해로 미뤄졌다.
대림산업은 한남3구역에 아크로 한남카운티로 도전하고 있는데 이 사업을 수주하면 주택사업에서 위상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은 공사비 2400억 원 정도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입지가 좋고 무엇보다 삼성물산이 5년만에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복귀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건설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대림산업이 이 사업에서 삼성물산을 제치고 시공권을 확보한다면 주택사업 최강자를 꺾었다는 수식어와 함께 이어지는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에서도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신반포15차 사업지와 가까운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쟁쟁한 대형사들이 사업을 노리고 있어 ‘별들의 전쟁’이라고까지 불린다. 입지가 좋은 것은 물론 공사비도 8천억 원 이상으로 많아 일감이 귀한 도시정비시장에서 놓치기 아까운 사업으로 평가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익성 좋은 사업지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수주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