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올해 총선에서 얼마나 많은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까?
29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당이 애초 공언한 목표대로 국회 교섭단체 구성 기준인 20석 이상을 확보할 것인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노년층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유권자가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대표의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1인 2표제’가 도입된 17대 총선 이후 통합당 전신인 보수정당(한나라당, 새누리당)의 정당 득표율을 살펴보면 19대 총선에서 42.8%로 가장 높았고 20대 총선에서 33.5%로 가장 낮았다.
준연동형 비례대표가 도입된 점을 고려해 올해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으로 할당된 47석에 역대 총선 보수정당 득표율을 대입해 환산하면 한국당은 최저 16석에서 최대 24석을 얻을 것으로 추산된다.
보수적 고정 지지층이 강한 한국당 상황을 고려하면 얼마나 많은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올지가 비례대표 의석 수 확보에 필요한 정당 득표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이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특히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연령층인 고령자들이 투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26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고령층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상당히 위협감이라든가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고령층에서도 투표율이 어쨌든 제법 낮아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바라봤다.
고령층 투표율이 낮아진다면 보수정치 성향의 노년층에게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당이 정당 득표율을 높이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투표용지 앞 순번을 받기 위한 거대 양당의 비례대표 정당을 향한 의원 꿔주기 행태 등에 중도층 유권자 사이에서 정치염증 현상이 불거질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는 26일 YTN '더뉴스-더정치'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한국당을 "떴다방 정당"이라며 "정당정치, 의회정치를 한 30년 연구한 연구자로서 이번처럼 혼란스러운 건 처음 본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더구나 한국당은 비례대표 공천 순번 결정 과정에서 한선교 전 대표가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 대립하며 폭로전을 벌였다 태도를 바꾸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는 점도 중도층 유권자에게 감점요인으로 꼽힌다.
보수 표심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한국당에겐 부담이 되는 요소다.
‘태극기부대’로 상징되는 우리공화당, 친박신당 등 군소 보수정당의 난립으로 이들과 보수 표심을 나눈다면 미래한국당으로서는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 일정 부분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26일 발표된 리얼미터 3월 4주차 주중동향에 따르면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한국당은 지난주에 비해 1.4%포인트 하락한 28%의 정당 지지도를 얻었다. 연합뉴스는 이 지지도를 바탕으로 한국당이 16석을 획득할 것으로 추산했다.
27일 여론 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자체 실시해 내놓은 3월4주차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지 묻는 조사에서 한국당은 24%의 지지를 받았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TBS 의뢰로 23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됐다.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1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체 응답률은 5.3%,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5%포인트다.
갤럽 여론조사는 24일부터 26일까지 실시됐다. 조사대상인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7392명 가운데 14%인 1001명이 응답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각 여론조사기관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