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이사는 놀기를 좋아한다.
심지어 회사에 ‘놀금’을 만들었다. 카카오게임즈 임직원들은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출근을 하지 않고 논다. 다른 금요일도 평소보다 30분 일찍 퇴근한다.
▲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이사 겸 라이프엠엠오 대표이사. |
남궁 대표는 운동도 즐긴다.
특히 자전거 마니아여서 여의도에서 판교까지 30km가 넘는 거리를 자전거로 출근한다.
겨울에는 시즌권을 끊고 주말마다 스키장을 찾으며 따뜻할 때는 골프를 치러 다닌다.
남궁 대표는 이런 성향을 게임에 담아 국민들의 일상생활도 게임처럼 만드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20일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남궁 대표는 최근 라이프엠엠오에서 개발 중인 '프로젝트R'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프로젝트R 기획자와 디자이너를 더 채용하고 있다. 프로젝트R은 위치기반 게임서비스 플랫폼이다.
라이프엠엠오는 ‘게이미피케이션’ 신사업을 담당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의 방식을 적용하는 기법을 말한다.
2018년 처음 알려졌을 때 프로젝트R은 남궁 대표의 관심사에 따라 자전거를 타는 이용자들에게만 맞춘 플랫폼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걷기 등 다른 활동까지 넓히고 있다.
남궁 대표가 추구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은 카카오의 특성과도 맞아떨어진다.
카카오는 어떤 서비스에서든 ‘생활’을 내세운다.
이런 전략은 카카오 브랜드와 카카오톡의 대중성에 힘입어 대개 이용자를 모으는 데 성공한다. 가령 ‘생활금융 플랫폼’을 목표로 잡은 카카오페이증권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엿새 만에 계좌 20만 개를 개설했다.
남궁 대표도 라이프엠엠오(Life MMO) 이름처럼 걷기와 같은 일상 활동을 대규모 다중사용자 게임처럼 만들려는 것이다.
일상을 게임으로 만드는 것인 만큼 카카오의 대중성과 시너지를 낸다면 카카오게임즈는 다시 게임시장에서 존재감을 대폭 늘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게임이 태동하던 2010년대 초반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힘입어 모바일게임업계에서 영향력이 지대했다.
카카오톡으로 ‘애니팡’ 초대를 받아보지 않은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애니팡이 ‘하트’를 주고받는 시스템으로 대흥행하자 게임개발사들은 너도나도 게임에 ‘for kakao’를 붙여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게임을 유통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자 이용자들은 이 방식에 피로감이 쌓이기 시작했고 게임들 사이에 차별화 요소도 떨어지면서 개발사들은 점차 카카오게임즈 플랫폼 사용을 줄였다.
남궁 대표는 2018년 11월 라이프엠엠오 프로젝트를 페이스북에서 처음 알리면서 “카카오게임즈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도전은 일상 자체가 게임이 되는 세상을 꿈꾼다”고 포부를 내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
▲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프로젝트R' 콘셉트 그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