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치러지는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을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국회의원 후보를 확정한 곳인데 이정현 의원이 무소속으로 뛰어들며 변수가 생겼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4월 총선에서 격전지로 꼽히는 영등포을에서 보수후보가 나뉘면 민주당 후보인 김민석 전 의원을 이기기 어려운 만큼 박용찬 통합당 후보와 이정현 의원은 후보 단일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 박용찬 미래통합당 대변인(왼쪽부터), 이정현 의원,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
영등포을은 앞서 민주당과 통합당이 각각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과 박용찬 대변인을 국회의원 후보로 확정해 양자 대결구도가 굳어진 것으로 관측됐던 곳이다.
하지만 이정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해 대결구도가 복잡해졌다.
이 의원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당) 공천 전 여러 경로를 통해 영등포을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는데도 공천관리위원회가 (박용찬 대변인을 공천하며) 전략적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야권 연대 차원에서도 (내가) 단일 후보로 뛸 수 있도록 협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지금 상태로 가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에 출마하기로 했다가 보수통합 차원에서 황교안 통합당 대표를 위해 뜻을 접었는데 영등포을에서까지 양보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박용찬 대변인은 보수진영의 승리를 위해 이 의원의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보수진영 유력인물이라고는 하지만 무소속 신분으로 연고도 없는 영등포을에 출마하면서 단일화를 요구하는 것은 명분도 승산도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 대변인은 지난해 초부터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으로 일하며 지역활동을 해왔다. MBC 앵커 출신으로 얼굴도 알려져 있어 인물 경쟁력도 갖춘 것으로 통합당에서는 평가한다.
이 의원과 박 대변인 모두 물러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영등포을 판세를 고려하면 단일화 시도는 물밑에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을은 최근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잇따라 당선된 곳으로 보수후보에게 쉬운 선거구가 아니다.
민주당 후보로 나오는 김민석 전 의원은 중량감 있는 후보로 만만치 않은 경쟁자다.
김 전 원장은 1996년 15대 총선과 4년 뒤 16대 총선에 잇따라 영등포을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특히 16대 총선 때는 60%의 표를 얻어 나머지 후보들을 큰 표 차이로 따돌렸다.
게다가 김 전 원장에게 이번 총선은 20년 만에 잡은 국회 입성 기회라 선거에서 뛰는 자세가 남다르다.
김 전 원장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뒤 “지난 20년의 험하고 고독했던 광야의 시간에 국민과 하늘이 가장 무섭고 감사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많이 변했고 많이 준비했다”며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선거운동에 나설 뜻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