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5선 도전 길에 민주당 이수진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와 맞대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두 사람은 판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고 살아온 이력과 사법개혁을 놓고 태도도 달라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왼쪽)과 이수진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 |
28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동작을에 이수진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전략공천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나 의원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만큼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위해 영입한 새 인물들 가운데 나 의원과 이력이 비슷하면서도 개혁성향을 지닌 이 전 판사를 내세워 '물갈이' 구도를 짜려는 의도로 보인다.
나 의원은 사법시험 제34회, 이 전 판사는 사법시험 제40회에 합격해 이 전 판사가 6년 후배가 된다.
나 의원과 이 전 의원은 판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인생 행보가 크게 다르다.
나 의원은 1963년 태어나 사학재단 홍신학원의 설립자인 나채성 이사장의 딸로 태어났다.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활동하다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여성특별보좌관으로 정치를 시작해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다.
이 전 판사는 1969년 태어났는데 민주당 영입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학교를 다니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집안형편’에서 자랐다.
2016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일할 때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이 추진하던 상고법원 설치를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2018년에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사건의 재판을 지연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당내 입지가 좁아진 만큼 이번 총선에서 승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원내대표까지 지냈지만 황교안 대표의 당권 강화 움직임에 따라 지난해 12월 최고위원회의 ‘임기연장 불허’ 결정으로 물러났다.
당시 나 의원은 의원총회를 통해 재신임을 물으려 했으나 황 대표가 당헌당규 위반 논란을 무릅쓰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나 의원의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막았다.
민주당으로서도 나 의원이 한국당 원내대표로 있으면서 국회 내 패스트트랙 충돌사태를 주도했던 만큼 이번 총선에서 나 의원으로부터 승리를 거두는 일은 의미가 깊다.
나 의원에 맞춰 이 전 판사를 공천한 데 더해 선거 지원 측면에서도 당력을 비중있게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
동작을은 18대 총선에서 정몽준 전 의원이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된 뒤 계속 보수 후보가 당선된 지역구다. 나 의원은 2014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동작을에 터를 잡았다.
다만 최근 치러진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동작구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동작구 개표 결과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44.1%,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21.9%,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 19.7% 등이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 개표결과에서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 58.0%,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21.9%,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19.6% 등으로 민주당 후보가 과반 이상을 득표하기도 했다.
나 의원의 자녀와 관련해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져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나 의원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지난해 11월 아들의 미국 명문대 유학을 위해 인맥과 지위를 활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나 의원 딸의 대학입시 및 입학 뒤 성적 정정 의혹 등이 불거졌다.
나 의원 자녀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1월 나 의원 딸이 졸업한 성신여자대학교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