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구 삼표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이 구원투수로 투입된 지 1년 만에 영업이익 회복이라는 성과를 냈다.
다만 전방산업인 건설업황 부진에 코로나19 문제까지 겹치는 등 시멘트업계 전망이 밝지 않은 점은 문 사장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시멘트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에 이어 2020년에도 국내 시멘트업계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시멘트협회가 대한건설협회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멘트 예상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6%가량 줄어든 4550만 톤 수준으로 추산된다. 국내 건설공사 관련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각종 환경 관련 부담금도 시멘트업계의 걱정거리로 꼽힌다. 시멘트업계는 올해부터 질소산화물(NOx) 배출 관련 부담금 450억 원을 지게 된다.
시멘트 1톤당 1천 원의 세금을 물게 하는 지역자원시설세 신설 논의도 언제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삼표시멘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개선을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문종구 사장은 시멘트업계에서 30년 넘게 일해왔는데 2019년 3월 삼표시멘트에 영입된 지 1개월 만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삼표시멘트(구 동양시멘트)는 2015년 하반기 삼표그룹에 인수된 뒤 2016~2017년에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700억 원대 안팎으로 꾸준히 거두고 있었다.
삼표그룹의 지주사 격인 삼표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인수 전인 2014년 670억 원에서 2017년 1560억 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삼표시멘트 영업이익이 2018년 7억 원대로 급락하면서 삼표의 영업이익도 483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018년은 오너3세인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이 처음으로 삼표시멘트 경영전면에 나섰던 해였다.
시멘트 전용 운송선을 갖추는 데 비용을 들인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삼표시멘트는 생산공장이 해안가에 있는 이른바 ‘해안사’로 분류돼 선박 운송비중이 높은데 해운사 명성기공과 시멘트 운송계약과 관련한 분쟁으로 물류에 차질을 빚어 전용 운송선을 도입했다.
삼표시멘트는 정 사장을 비롯한 3인 각자대표체제에서 지난해 문 사장 단독대표체제로 돌아섰다. 이를 놓고 당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전문경영인체제를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삼표시멘트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955억 원, 영업이익 481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6350%가량 증가했다. 순이익은 190억 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2016~2017년 실적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시멘트 생산부터 영업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문 사장의 전문가로서 역량이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시멘트업계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삼표시멘트의 전문경영인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상황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기술력 고도화와 노후시설 개선 및 오염물질 최소화에 힘쓰고 있다”며 “친환경, 신기술 경영을 바탕으로 지속해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사장은 1957년 태어나 전주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현대건설에서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1988년 한라시멘트로 자리를 옮겼다.
2005년 한라시멘트 생산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거쳐 2016년 한라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18년부터 한라시멘트 고문을 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