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0-02-25 12:36:05
확대축소
공유하기
▲ 리처드 위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CEO)가 24일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온라인 발표회를 통해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s' 등 다양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화웨이>
화웨이가 새로운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을 들고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화웨이는 “갤럭시폴드보다 뛰어나다”고 장담했다.
화웨이 신제품이 기존 제품의 약점으로 꼽혔던 내구성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실은 만큼 앞으로 두 기업의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은 누가 더 튼튼한 제품을 만드는지를 두고 열기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화웨이가 기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모바일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화웨이가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s’가 중국에서만 판매됐던 ‘메이트X’와 달리 세계에 출시된다.
이는 화웨이가 폴더블 스마트폰 내구성 등 품질에 확신을 얻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셈이다.
화웨이는 메이트Xs에서 접는 폼팩터(제품 형태)를 구현하면서도 디스플레이 수명을 늘리기 위해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메이트Xs 디스플레이는 4중 구조를 채용했다. 디스플레이의 기본이 되는 플렉서블(휘는) 올레드(OLED, 유기발광 다이오드) 위에 투명폴리이미드(CPI)필름을 두 겹으로 덮었다. 또 올레드 아래에는 완충 역할을 하는 고분자(폴리머) 소재를 깔았다.
삼성전자가 최신 제품 ‘갤럭시Z플립’의 디스플레이를 보호하기 위해 초박형유리(UTG)를 채택하는 등 소재 자체를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과 대조적이다.
화웨이는 메이트Xs 힌지(경첩)도 이전 제품과 비교해 새로운 디자인과 소재를 채택함으로써 더 튼튼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개선점은 메이트X에 관해 제기됐던 내구성 논란을 벗어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트X는 출시된 직후 일정 온도 이하에서 사용하지 못하거나 화면이 검게 변하는 등의 문제가 알려졌다.
화웨이는 메이트Xs를 필두로 삼성전자와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리처드 위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온라인 발표회를 통해 메이트Xs가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보다 통신속도 및 배터리 수명 측면에서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제품이 개발된 시기를 놓고 보면 메이트Xs의 일부 성능이 더 뛰어날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온다. 갤럭시폴드는 2019년 2월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메이트Xs보다 거의 1년 먼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메이트Xs 등 화웨이 제품들은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과 비교해 뚜렷한 약점을 안고 있다. 기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플레이스토어, 유튜브 등 구글 기반 모바일서비스(GMS)를 사용할 수 없다. 이는 화웨이가 미국 정부로부터 구글 등 미국 기업과 거래 금지 조치를 당한 데서 기인한다.
메이트Xs는 구글 모바일서비스(GMS) 대신 자체개발한 화웨이 모바일 서비스(HMS)를 탑재한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언론들은 화웨이 자체 서비스를 메이트Xs의 단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IT매체 GSM아레나는 “화웨이는 HMS 생태계에 의존하고 있다”며 “화웨이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앱)들이 많이 빠져 있다”고 말했다.
▲ 화웨이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s'. <화웨이>
하지만 화웨이는 플레이스토어를 대체하기 위해 만든 ‘앱갤러리’ 등 자체 서비스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 앱갤러리는 현재 1700여 개의 앱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위 최고경영자는 "앞으로도 화웨이 앱갤러리의 앱 생태계를 계속 확대할 것"이라며 "생태계를 지속해서 번창하게 하는 일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폴더블 스마트폰시장 수요가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늘어난다고 본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700만 대 수준으로 2019년보다 1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이 가운데 70% 이상인 500만 대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