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의원의 서초갑 공천은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자유한국당과 보수통합 논의를 어떻게 이끌어가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 한국당의 공천기조로 보면 이 의원은 물론 유 위원장도 공천장이 곧 당선증이나 다름없는 그들의 지역구를 지키기 쉽지 않아 보인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험지인 종로에 출마하기로 결정하면서 중진들의 험지 출마 요구와 TK, 강남3구 등 텃밭지역의 물갈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통합신당이 출범하더라도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이끄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이 의원에게 지역구를 떠나 험지 출마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유 위원장이 처한 상황도 비슷하다. 유 위원장은 5선 의원인 데다 당대표와 대선후보까지 지냈다. 지역구도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동구을이다.
애초 유 위원장은 기존 지역구인 동구을에 출마할 뜻을 밝히며 “대구는 한국당 지지가 강한 곳으로 개혁보수인 새보수당에 험지”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새보수당이 한국당과 통합을 추진하고 황 대표가 험지에 출마하는 마당에 유 위원장도 대구 동구을을 고집할 명분이 약한 셈이다.
이 의원은 유승민 위원장이 황 대표와 보수통합 협상을 진행하면서 새보수당 현역의원들의 지역구를 지켜낼 가능성에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유력 대권주자 지위를 확보하려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새보수당과의 통합으로 민주당과 실질적 1대1 대결구도를 만드는 게 절실한 만큼 유 위원장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이 의원에게 희망을 준다.
게다가 유 위원장은 새보수당 현역의원들의 지역구를 지키는 게 다음 대선 행보에서 지지 세력을 구축하는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도 최선을 다할 가능성이 크다.
하태경 새보수당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대표단 회의에서 "우린 다 같이 살고, 다 같이 죽을 것"이라고 말해 의원들이 통합협상 과정에서 일치된 목소리를 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유 위원장과 누구보다도 가까운 정치적 '동지'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품을 것으로 보인다. 유 위원장이 황 대표와 담판할 때 이 의원을 배려할 수 있다.
이 의원은 유 위원장이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을 나와 바른정당을 만들 때, 국민의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할 때 모두 함께 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바른정당에서 같이 활동한 의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한국당으로 돌아가기도 했지만 이 의원은 끝까지 유 위원장 곁에 남았다.
이 의원은 유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경제학자 출신이기도 하다. 이 의원과 유 위원장은 둘 다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공통점도 지닌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