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2019년 순이익 기준으로 하나은행이 하나금융지주 전체 순이익 2조4084억 원 가운데 89.5%를 차지했다.
세전이익 기준으로는 비은행부문의 기여도가 21.9%로 나타났다. 2018년보다 2.2%포인트 늘었다.
김 회장은 2025년까지 비은행부문 비중을 3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데 여전히 은행 중심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올해 하나은행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은행에만 의존해서는 지난해와 같은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하나금융지주 순이자마진(NIM)은 1.68%, 하나은행 순이자마진은 1.41%로 집계됐다. 2018년보다 0.04%포인트, 0.06%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안심전환대출도 순이자마진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승렬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은 4일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안심전환대출과 관련해 올해 1분기 안에 1조7천억원가량 양도할 부분이 남아 있다"며 "양도한 뒤에는 0.8bp(0.008%포인트)가량 순이자마진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추가적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1번 인하할 때 500억 원에서 600억 원 정도의 이자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은행이 파생결합펀드 사태로 금감원으로 일부 영업정지 6개월을 받게 되면 파생결합상품 판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수수료수익을 늘리기 어려울 수 있다.
김 회장이 하나금융지주의 자본 적정성 부담에도 불구하고 4일 하나금융투자에 유상증자 5천억 원가량을 하기로 결정한 것도 더 이상 비은행부문 강화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하나금융지주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94%, 기본자본비율은 12..66%, 보통주자본비율은 11.95%로 잠정집계 됐다. 직전 분기보다 각각 0.19%포인트, 0.24%포인트, 0.24%포인트 낮아졌다.
자본확충 부담을 떠안더라도 하나금융투자의 자본금을 늘려 투자금융(IB) 경쟁력을 빠르게 키우기로 결정한 것이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투자금융을 확대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만큼 하나금융투자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김 회장의 지원을 받은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김 회장은 2018년 3월 7천억 원, 12월 5천억 원 등 모두 1조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하나금융투자를 지원했는데 하나금융투자가 2019년 순이익 2803억 원을 거두는 성과를 보여줬다. 2018년과 비교해 84.3% 증가했으며 하나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10% 이상을 차지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 등 모든 계열사가 투자금융(IB)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금융투자가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투자금융에서 경쟁력을 키운다면 다른 계열사들도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더케이손해보험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하나금융지주가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적정성을 높이고 하나은행이라는 판매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강화에 보탬을 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