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내환 KCC글라스 대표이사가 KCC와 KCC글라스 분할 뒤 첫 대표로서 회사의 빠른 안정화라는 중책을 짊어졌다.
김 대표는 특히 KCC글라스의 인테리어사업에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B2C)부문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김내환 KCC글라스 대표이사.
6일 건자재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KCC에서 분할해 새로 출범한 KCC글라스는 오너일가인 정몽익 KCC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 경영을 맡을 것이라는 애초 시장 예상과 달리 전문경영인체제로 출발을 했다.
KCC가 미국 실리콘기업 모멘티브 인수라는 중대한 변화를 앞둔 상황에서 신설회사 KCC글라스에 전문경영인을 기용해 기틀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KCC글라스 출범 인사에서 경영방침으로 ‘가심비’와 ‘오감마케팅’ 등 고객만족 경영을 강조했다.
가심비는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에서 한발 더 나아간 의미로 심리적 만족감까지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감마케팅은 고객이 직접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등 오감을 이용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온라인투오프라인(OTO) 활동 활성화와 관계가 크다.
KCC글라스는 종합 인테리어 전문브랜드 ‘홈씨씨인테리어’ 매장을 현재 11개에서 더 늘리고 향후 온라인, 모바일, 홈쇼핑 등으로 유통채널을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이처럼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려고 하는 이유는 KCC글라스의 사업영역이 홈씨씨인테리어와 바닥재 등 B2C부문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KCC글라스는 1일을 분할기일로 하고 2일 분할등기를 마침에 따라 공식 출범했다. 앞으로 기존회사 KCC는 실리콘과 도료를 중심으로 한 화학·신소재부문을, 신설회사 KCC글라스는 유리와 홈씨씨인테리어부문을 나눠서 맡게 된다.
김 대표는 “인테리어 사업부문은 고객의 개별적 취향이나 수요를 충족해야 하는 산업으로 고객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영업현장에서 파악한 고객의 요구에 맞춘 기술 및 디자인 개발과 제품 출시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KCC글라스의 성공적 안착은 KCC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KCC글라스는 기존 KCC가 보유했던 유리 전문회사 코리아오토글라스(KAC) 지분 전량 19.9%를 넘겨 받았는데 이를 놓고 정몽익 수석부회장이 형 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으로부터 독립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왔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그동안 정 수석부회장이 KCC에서 계열분리해 독자경영을 할 회사로 꼽혀 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 2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KCC 기업분할 이후 형인 정 회장과 동생인 정 수석부회장이 지분교환 등을 통해 KCC와 KCC글라스의 보유지분을 각각 늘려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업계에서 우세하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이 큰 KCC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정 회장의 자금부담이 클 수 있어 KCC글라스 지분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1958년 11월 태어나 1985년 동국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KCC에 입사한 뒤 30년 넘게 재무회계 전문가로 일했다.
2014년 관계기업 코리아오토글라스로 이동했고 2019년 7월 KCC와 KCC글라스 회사분할 결정 이후 신설법인준비 태스크포스팀(TFT) 총괄 전무를 맡았다. 2일 KCC글라스가 출범하면서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KCC와 KCC글라스의 분할 비율은 0.84대 0.16이다. KCC글라스는 자본금 83억5천만 원, 자본총계 9021억 원, 자산 1조500억 원에 이르는 중견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매출규모는 약 7400억 원 수준이다. KCC와 KCC글라스 주식은 20일 재상장 및 변경상장을 앞두고 있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강화로 리모델링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이번 분할을 계기로 KCC글라스의 홈씨씨인테리어사업에서 B2C부문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