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개인 전문투자자 모집에서 비대면서비스를 발 빠르게 내놓으며 디지털 강화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10일부터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서비스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신분증과 공인인증서로 본인 확인을 마친 뒤 소득요건 등을 모바일로 증명하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개인 전문투자자로 등록할 수 있다.
전문투자자는 일반투자자와 달리 사모펀드나 장외 파생상품, 크라우드펀드 등 고위험 투자상품에 금액 제한 없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을 말한다.
개인 전문투자자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투자경험과 소득조건, 전문가 자격증, 순자산가액 등에서 일부 항목을 충족해야 한다.
삼성증권은 올해 초부터 디지털 강화기조를 보였는데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서비스에서도 발 빠르게 디지털 서비스를 도입하며 투자자 모집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다.
영업지점이 없는 키움증권을 제외하면 삼성증권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비대면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KB증권은 영업점을 통해서만 투자자 등록을 신청할 수 있고 NH투자증권이나 하나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등은 등록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모바일로 최근 5년 가운데 1년 이상 월말 평균잔고 5천만 원 이상을 규정에 정한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한 경험과 소득(직전 연도 1억 원 이상) 등을 증명하면 바로 전문투자자를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최근 개인형 퇴직연금(IRP) 비대면 신청이나 네이버페이와 투자통장 출시 등 비대면서비스 도입에 부쩍 관심을 높여왔다”며 “이번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삼성증권 계좌에서 거래한 금융투자상품 내역과 소득요건만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삼성증권 외에 다른 증권사 계좌에서 금융상품을 거래했던 고객은 영업점 방문해 잔고증명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삼성증권이 비교적 빨리 비대면서비스를 통해 선제적으로 개인투자자를 확보할 인프라를 갖춘 만큼 경쟁 증권사보다 한발 앞서 투자자를 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하나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역시 전문투자자 등록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갈수록 증권사 사이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우선적으로 영업점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한 뒤 단계적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사가 전문투자자를 모집하면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차액결제거래(CFD)를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져 수익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차액결제거래는 실제로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나중에 차액만 결제하는 금융투자상품의 일종으로 전문투자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꼽힌다.
교보증권은 2015년 가장 먼저 차액결제거래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이 서비스의 수수료를 0.7%가량으로 잡아둔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주식거래수수료가 0.3%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2배에서 10배 정도까지 많은 셈이다.
증권업 관계자는 “개인전문투자자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투자자 수요를 잡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