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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제2저가항공 설립 난항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4-23 15: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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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제2저가항공 설립 난항  
▲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에어부산에 이어 제2 저가항공사를 만들겠다는 계획에 잔뜩 먹구름이 끼었다. 에어부산 주주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김수천 사장은 이 내부 반발부터 무마하고 계획을 추진할 수 있을까?

◆ 에어부산 주주들 강하게 반대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최근 두 번째 저가항공사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저가항공사인 에어부산은 부산을 거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저가항공사를 또 만들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에어부산 주주들이 반대 목소리를 냈다. 다른 저가항공사가 생기면 노선이 겹쳐 에어부산의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23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에어부산 주주들은 최근 제2저가 항공사 설립에 반대한다는 뜻을 에어부산 사장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새로운 저가항공사를 하려면 아사이나항공이 에어부산 주식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경한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새로 검토중인 저비용항공사는 노선경쟁이 심한 수도권 발 국제노선 위주로 갈 것"이라며 "전혀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에어부산 주주들이 한 사장의 설명에 이해와 동의를 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6%를 가진 최대주주지만 나머지 54%의 지분은 부산광역시와 넥센, 메리츠화재, 부산롯데호텔 등 15개 주주가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

◆해외 저가항공사들의 한국 진입


외국계 저가항공사들이 한국에 진출하고 있는 점도 아시아나항공의 제2 저가항공사 출범의 난제다.

말레이시아 국적의 에어아시아는 지난 2월 국토교통부에 국내 법인의 설립 인가 신청을 하려다 말았다. 국내 업체들의 거센 반발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론 추이를 지켜보며 언제라도 다시 신청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아시아가 국내로 진출할 경우 현재의 국내 저가항공사들도 살아남기 힘든 만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아시아는 에어아시아X, 에어아시아필리핀, 에어아시아재팬 등 아시아에만 무려 6개의 계열사가 있다. 승객 수 기준 세계 10위 항공사다.


현재 에어아시아는 서울과 부산에서 출발해 동남아시아와 중국, 호주 등 10개 나라에 도착하는 노선을 운영중이다. 자회사인 타이에어아시아X를 통해 인천-방콕 편도 항공권을 9만9천 원에 판매하기도 한다. 하지만 계열 항공사를 통과하지 않는 한국-미국 같은 노선은 취항할 수 없다.


에어아시아가 한국법인을 설립할 경우 아무런 제약 없이 한국 발 제3국 노선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에어아시아는 한국-미국 노선, 심지어 국내 노선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저렴한 비용을 내세워 시장을 장악한다면 국내 항공사들은 살아남기 어려워진다.


에어아시아와 상관없이 이미 지금도 우리나라 상공에 외국계 저가항공사들의 비행기가 많이 오간다. 자국에서 출발해 우리나라를 오가는 해외 저가항공사는 현재 세부퍼시픽, 피치항공, 바닐라에어 등 11개나 된다.


◆ 저가항공사를 또 만들려는 이유


아시아나항공이 제2저가항공사를 설립하려는 이유는 국내 저가항공이 크게 성장해 아시아나항공의 단거리 노선과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5개의 저가항공사가 있다. 처음에 국내선 운항으로 시작한 저가항공사들은 점점 활동 영역을 넓혀 이제 동남아 및 동북아시아 등 가까운 해외로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72대의 여객기 중 35대가 6시간 이내 단거리 노선에 투입되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의 단거리 노선과 겹친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다 보니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에어부산을 활용하고 싶어도 부산을 연고지로 둔 탓에 신규노선 개설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이 낮아 완벽한 지배권을 확립하기도 힘들어 사업확장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아시아나는 제2저가항공사를 설립한 뒤 투 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과 제2저가항공사가 국내선과 단거리노선을 담당하고, 아시아나항공은 북미나 유럽 등 장거리노선에 집중하는 식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전 에어부산 사장이었던 김수천 사장이다. 그는 에어부산을 3년 만에 흑자로 이끈 주인공이다. 저가항공사 운영을 직접 해본만큼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월 김수천 사장은 "장거리 노선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프리미엄 항공사로서 위치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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