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증설했다.
정철길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사업이 SK이노베이션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보고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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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은 29일 충청남도 서산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설비를 두 배로 증설했다고 밝혔다.
이번 증설로 서산공장의 생산능력은 700메가와트시(MWh)로 확대됐는데 이를 차량대수로 환산하면 약 3만 대 규모에 이른다.
김유석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장은 “고객사들로부터 공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서 증설을 진행하게 됐다”며 “향후 최적화 작업을 통해 생산규모를 1.1기가와트시(GWh)까지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장증설은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내린 투자결정에 따른 것이다. 정 사장은 전기차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SK이노베이션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선택했다.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시장은 올해 35억8400만 달러에서 2020년 21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전기차시장을 가장 중요한 전기차 배터리 시장으로 보고 있다. 중국정부의 지원 아래 중국 전기차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월 베이징자동차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중국시장에 전기차 배터리 2천여 대 물량을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현재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상태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지는 역전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도 최근 전기차배터리 사업부에 “당장 손해를 봐도 사업을 밀고 나가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5월 기자간담회에서도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정 사장은 당시 “배터리사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포기는 없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회사가 생존 가능한 구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의 이런 결정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뜻과 같은 방향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모든 자동차가 우리 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휘발유를 대체하는 그 순간까지 SK 배터리팀은 계속 달립니다. 나도 같이 달리겠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액자에 담아 2011년 서산공장에 전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서산에 공장증설에 대비해 총 23만1천㎡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5만6천㎡를 공장부지로 사용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