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AR글라스 서비스의 파트너사로 글로벌 스타트업 앤리얼을 확보하면서 경쟁사에 앞서 AR글라스를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LG유플러스가 앤리얼의 ‘빠른 상용화 가능성’에 주목한 것은 ‘구글글라스’ 실패 이후 지금까지 미개척지로 남아있는 AR글라스시장에 다른 기업들보다 한발 먼저 뛰어들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엔리얼의 ‘엔리얼 라이트’는 현재 스펙(기기의 성능)이 공개된 장치 가운데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상용화 가능시점 역시 가장 빠르다”며 “AR글라스시장이 아직 형성돼있지 않은 만큼 먼저 시장을 탐색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빠르면서도 완벽한 상용화에 나서기에 가장 적절한 기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이르면 내년 1분기 엔리얼과 함께 여는 ‘테크데이’를 전후해 AR글라스 개발의 상용화 준비를 끝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테크데이는 외부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을 증강현실 생태계에 끌어 들이기 위해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그때까지는 증강현실서비스 플랫폼 AR글라스의 개발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개최시점을 1분기로 밝히긴 했지만 정확히 말하면 내년 1월이 가기 전에 테크데이를 개최해 여러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을 AR글라스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일 것”이라며 “상용화 시점이 다른 회사들보다 훨씬 빠르지만 훌륭한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가 AR글라스시장에 뛰어든 것은 최근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가상현실(VR)서비스의 다음 단계가 증강현실(AR)서비스가 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콘텐츠 이외에 모든 시야가 차단되는 가상현실과 달리 증강현실은 시야를 확보한 상태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등장 인물들이 드라마 속에서 눈에 콘텍트 렌즈와 비슷한 기기를 착용하고 게임을 즐기는 장면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증강현실서비스에 쓰이는 디바이스의 무게가 가상현실에 사용되는 HMD(머리에 착용하는 기기)의 1/5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상현실보다 훨씬 대중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LG유플러스는 증강현실 콘텐츠 확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을 세웠다.
LG유플러스는 앞으로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AR글라스시장에서 ‘콘텐츠 경쟁력’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4월 5G통신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계속해서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실감형 콘텐츠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최근에 대규모 투자계획도 내놓았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열린 주요 경영진 정기회의에서 LG유플러스의 콘텐츠 관련 사업에 5년 동안 2조6천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금까지 축적된 증강현실 콘텐츠에 앞으로 계속 자체적으로 제작해 나갈 콘텐츠들을 더하면 초기 AR글라스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송대원 LG유플러스 미래디바이스담당 상무는 “LG유플러스의 증강현실 콘텐츠들은 어디서 받아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스튜디오를 통해 직접 제작한 것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다”며 “올해 안으로 두번째 증강현실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도 추가로 열어 콘텐츠의 품질을 계속해서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페이스북, 애플, 삼성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AR글라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외국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빠른 시일 안으로 AR글라스 제품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출시시점은 2020년 2분기부터 2023년까지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올해 9월 열린 오큘러스커넥트 행사에서 현재 AR글라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삼성전자 역시 AR글라스 디자인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도 구글글라스의 실패를 딛고 ‘구글글라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2’의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인 구글은 2014년 ‘구글글라스’를 베타 출시했다. 디자인 문제, 각종 버그, 실사용의 불편함 문제, 보안문제, 사생활 침해 문제 등 여러 가지 비판을 받으며 베타 출시 1년 만에 생산을 중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