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2분기 시장기대치에 부합하는 경영실적을 냈을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제철의 3분기 이후 경영실적을 놓고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하이스코와 합병 시너지로 경영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자동차 강판가격이 떨어질 경우 매출이 뒷걸음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2분기 실적, 봉형강이 견인
미래에셋증권 하나대투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들은 일제히 현대제철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조~4조1498억 원, 영업이익은 4393억~4469억 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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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
현대제철은 지난해 2분기 매출 4조3800억 원과 영업이익 3777억 원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런 전망치는 매출은 약 5% 줄지만 영업이익은 16% 정도 늘어나는 것이다.
봉형강이 성수기를 맞이하면서 판매가 늘어 현대제철의 전체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봉형강이 성수기를 맞이하고 자동차강판 판매도 안정적으로 이루어졌다”며 “현대제철의 2분기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이나 직전분기보다 개선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후판가격 인하로 판재류 마진(제품가격-원재료가격)이 소폭 줄었다”며 “그렇지만 성수기 효과로 봉형강류 수요가 늘고 전체제품 판매량이 기대치를 넘어서며 직전분기보다 현대제철의 수익성은 큰 폭으로 개선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중국산 H형강 수입재에 대한 관세부과와 국내 건설경기 호조로 철근 수요가 늘어 현대제철의 봉형강 판매가 증가했을 것”이라며 “고철(철스크랩)가격 하락세가 진정돼 마진은 줄어들었겠지만 수요가 늘어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3분기 실적전망, 자동차 강판에서 갈려
현대제철이 3분기 이후 내놓을 경영실적에 대해서 전망이 갈렸다.
중국산 H형강 반덤핑관세부과 효과와 현대하이스코 합병 시너지 등으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가 나오는가 하면 자동차강판 가격이 떨어지면 매출이 뒷걸음질 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광재 연구원은 “H형강은 현대제철 매출액의 약 12%를 담당한다”며 “중국산 H형강 반덤핑 판정으로 부진한 철강업황 속에서도 판매량 증가와 제품가격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국산 H형강은 지난해 기준 국내 수요의 약 28%를 차지했다. 그동안 중국산 H형강은 국내산 제품보다 20%이상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무역위원회는 지난 5월 중국산 H형강에 대해 5년간 28.23~32.72%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산 H형강 유통가격은 국내산 H형강과 차이가 없거나 더 비싸진다.
이 연구원은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으로 시너지도 기대된다”며 “합병 이후 현대하이스코의 해외 스틸서비스센터를 통한 수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자동차강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중국산 H형강 반덤핑 관세부과 효과와 현대하이스코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창출로 수익성 악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박광래 연구원은 H형강과 철근 부문의 견조한 판매가 이어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자동차강판 가격 인하가 실적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원재료 요인으로 판가인하 가능성은 낮다”며 “하지만 현대기아차 완성차 판매와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판가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자동차강판 평균판매단가(ASP)가 1% 인하될 경우 현대제철의 별도기준 매출액은 460억 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