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중앙청년위원회와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열린 '공정한 사회를 위한 청년 토크, 지20청년회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른바 '
조국 정국'에서 맹공을 퍼부어도 한국당 지지율이 좀처럼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에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23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자유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정치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음에도 정당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리는 데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16일부터 20일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9월 세 번째 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5.2%로 전주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정당지지율도 38.1%로 전주보다 1.4% 떨어졌지만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32.5%로 1.4%포인트 오르는 데 머물렀다.
자유한국당은 9월 들어 세 주 연속으로 지지율이 오르며 더불어민주당과 지지율 격차를 다소 줄이기는 했지만 조 장관을 둘러싼 검찰 수사와 그에 따른 정부 여당을 향한 실망감을 자유한국당 지지로 완전히 이끌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는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나아가 확산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16일에는 직접 삭발을 했고 자유한국당 인사 20여 명이 연이어 삭발했다. 꾸준히 장외투쟁을 통한 여론전도 이어갔다.
하지만 삭발이 주로 사회적 약자들의 투쟁방식이라 거대 야당 대표인 황 대표에게 어울리지 않으며 장외투쟁도 제1 야당으로서 민생을 외면하는 책임감이 없는 모습이라는 비판에 맞닥뜨려야 했다.
한국리서치가 KBS의 의뢰를 받아 19~20일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 대표를 비롯해 자유한국당 인사들의 삭발을 놓고 ‘공감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57%, ‘공감한다’는 응답이 32%로 조사됐다.
게다가 황 대표는 삭발한 다음 날인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행사에서 그와 영화배우 율 브리너 가운데 누가 더 잘 생겼냐고 묻는 등 스스로 삭발의 무게감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조차 “당 대표가 비장한 결의를 하고 삭발까지 했는데 이를 희화화 하고 게리 올드만, 율 브리너 운운하는 것은 천부당 만부당하다”며 “그러니 문 대통령도 싫지만 자유한국당은 더 싫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자유한국당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류석춘 연세대학교 교수가 19일 발전사회학 강의 중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가뜩이나 일본을 향한 국민 감정이 좋지 않은 시점에서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류 교수의 발언이 알려지자 자유한국당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류 교수의 발언을 놓고 “이는 단순한 개인적 일탈이 아닌데 류 교수를 혁신위원장이라는 당 중책을 맡긴 자유한국당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단순한 유감표명에 그쳤다”며 “류 교수의 역사왜곡과 망언과 관련해 연세대와 자유한국당의 공식적 사죄 및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치학자들은 황 대표가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에 정치공세를 펼쳐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것보다 현실적 민생정책 제시와 거대 야당에 걸맞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바라본다.
기사 내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