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제시한 초대형 서대구 역세권 개발계획이 대구시청 신청사 부지 선정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까지 중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 등 4개 자치구가 신청사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데 서대구 고속철도역을 중심으로 14조 원 규모 교통·경제·문화 인프라를 조성하는 사업이 공개돼 자치구 사이 홍보전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대구 지역사회에서는 전날
권영진 시장이 발표한 ‘서대구 역세권 대개발 미래비전’이 대구시청 신청사 선정 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대구 달서구 관계자는 “달서구, 서구, 남구 등 대구 서남권 자치구는 그동안 KTX 동대구역을 중심으로 한 발전에서 소외돼 왔다”며 “이번 서대구 역세권 개발사업을 통해 서대구역이 동대구역과 함께 대구 균형발전의 양대 축으로 떠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청사 후보지역 가운데 하나인 옛 두류정수장 부지는 달서구에 속해있지만 서구, 남구와도 인접해 대구 서남권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며 “대구시민들이 서대구 역세권과 가까운 옛 두류정수장 부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대구 역세권 개발사업의 핵심인 서대구 고속철도역은 2021년 서구 이현동 이현삼거리 북편에 개통된다.
현재 달서구가 내세우는 신청사 후보지인 옛 두류정수장 부지는 대구시청(중구), 옛 경북도청(북구), 화원읍(달성군) 등 다른 자치구가 홍보하는 신청사 입지들과 비교해 서대구역과 가장 가깝다.
달서구는 기존에도 옛 두류정수장 부지가 서대구역, 성서·남대구·서대구 도시고속도로 나들목 등과 가까워 교통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여기에 권 시장이 2030년까지 사업비 14조4천억 원가량을 투입해 서대구 역세권을 개발하겠다고 9일 밝히면서 옛 두류정수장 부지가 교통뿐 아니라 경제적, 문화적 경쟁력까지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열렸다.
권 시장의 서대구역 역세권 개발계획에 따르면 KTX와 SRT, 대구산업선철도, 광주-대구 달빛내륙철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철도 등 주요 철도가 서대구역 일대에서 연결된다. 대구 도시철도와 연결된 노면전차(트램) 및 내부 도로망 확충사업도 예정됐다.
대구시는 서대구 역세권 개발지역을 중심으로 종합스포츠타운, 주상복합타운, 공연·문화시설 등 시민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인프라를 조성하는 한편 도시재생사업, 첨단산업 육성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민들이 이런 대규모 개발사업을 고려해 신청사 부지를 선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사업은 철저하게 시민 중심 공론화를 통해 추진되고 있다.
권영진 시장은 4월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를 출범한 뒤 신청사 부지 선정에 관해 정무적 개입 없이 시민들의 선택을 따르겠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
공론화위원회는 10월 자치구들을 대상으로 신청사 부지 신청을 받은 뒤 250명 규모 시민참여단을 구성한다. 이들이 최종적으로 신청사 부지를 결정하게 된다.
대구시 자치구 가운데 지금까지 신청사 유치 의사를 드러낸 지역은 중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 등 4곳이지만 앞으로 다른 자치구가 참여할 수도 있다. 신청사를 유치하는 지역은 유동인구 증가, 상권 발달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부지가 선정되면 2025년까지 사업비 3천억 원을 투입해 신청사를 세우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