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하반기에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리스의 국가 채무불이행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그리스 사태와 미국 금리인상이 시장에 이미 반영된 사안이고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책적 효과가 발휘되면 증시가 다시 활성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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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코스피지수는 그리스 디폴트 우려를 딛고 반등에 성공해 2074.2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뉴시스> |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그리스가 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여 유럽연합을 탈퇴할 가능성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하반기 국내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가 해결된 뒤 호재가 쌓인다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시점이 다가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성격도 변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리스 사태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모두 하락할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도 “그리스 사태의 여파가 유럽연합 내부에서 재정건전성이 취약한 다른 국가들로 퍼질 경우 국내증시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리스 사태의 경우 국내증시에 미칠 영향이 짧고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가 국내경제에 미칠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심리적 요인으로 변동성이 단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2013년 벌어졌던 ‘버냉키 쇼크’ 때처럼 국내 증시의 급락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만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을 여러 차례 예고한 만큼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비교적 짧을 것으로 예측한다.
버냉키 쇼크는 2013년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등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할 뜻을 밝혔을 때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급락한 현상이다. 코스피 지수도 당시 11% 하락했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국내증시에 일정부분 이상 충격이 가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과거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올린 것과 달리 이번에 한 번만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6월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정부도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포함한 재정보강책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국내증시가 장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수준과 비교해 국내증시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낮아지고 있다”며 “정부와 한국은행도 대외변수 악화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응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한국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이 오는 8월부터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2074.20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29일보다 0.67% 올랐다.
코스닥시장도 742.27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29일보다 1.26% 상승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