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의 자몽에이슬이 출시한 지 하루만에 100만 병이 넘게 팔렸다.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순하리’로 시작된 과일소주 열풍이 주류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과일소주가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주류제품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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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트진로 '자몽에이슬' 광고. |
하이트진로가 자몽에이슬을 출시한 지난 19일 하루만에 115만 병이 판매됐다고 23일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출시되고 나서 첫 주말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업소에서 출시물량을 모두 판매했다”며 “과일소주시장에서 소비자 수요에 맞는 제품군을 계속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의 자몽에이슬은 13도의 저도수 과일소주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과 홍대, 가로수길 등 서울지역 주요 음식점에 우선 출시됐다.
하이트진로는 앞으로 자몽에이슬 판매망을 차츰 넓히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시장반응을 살핀 뒤에 또 다른 맛의 과일소주 2~3종을 추가로 생산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과일소주 열풍은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3월 유자맛의 낮은도수 소주인 ‘처음처럼 순하리’를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처음처럼 순하리는 일부지역에서 품귀현상까지 빚으며 지난달 말 누적판매량이 2200만 병에 이르렀다. 조만간 5천만 병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 뒤 무학과 금복주가 각각 ‘좋은데이 컬러시리즈’와 ‘상콤달콤 순한참’을 내놓으면서 과일소주 시장에 속속 뛰어들었다. 대선주조도 ‘시원블루’를 뒤따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높은도수 소주 전략을 유지하다가 롯데칠성음료보다 3개월이 늦은 지난 9일에야 과일소주 출시계획을 밝혔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과일소주가 앞으로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뒤늦게라도 이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과일소주 열풍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경우 시장점유율을 크게 빼앗길 상황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일소주는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20~30대 소비자들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에서 시중에 나온 과일소주 맛을 놓고 순위를 매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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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학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광고. |
그러나 그동안의 주류업계 사례를 돌이켜 봤을 때 과일소주 인기가 얼마 못 가서 사그라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레몬소주는 1990년대 크게 유행했지만 2000년대 들어 자취를 감췄다. 2000년대 들어 웰빙 바람을 타고 와인이 인기를 끌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즈음인 2007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류업체들이 과일소주 라인업이 주력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판로를 무리하게 늘리지 않을 것이란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3년 전 국내에 ‘참이슬 애플’이라는 한정판을 출시했지만 주력제품 매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 탓에 실험에 그쳤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처음처럼 순하리가 인기를 끌자 지난 4~5월 주력제품 ‘처음처럼’의 롯데마트 판매순위가 3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