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토지와 주택 공급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를 했다는 반발에 어떻게 대응할까?
변창흠 사장은 토지주택공사의 적극적 개발사업 발굴을 추진하고 있는데 사업 진행 과정에서 주민들과 소통하고 마찰을 최소화하는데 힘을 써야한다는 말도 나온다.
23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판교신도시의 임대주택 분양 전환과 김포한강신도시의 토지 공급에서 분양가격과 공급시기 등을 놓고 주민들로부터 불공정 거래라는 반발에 직면해 있다.
판교신도시의 10년공공임대주택주민들은 토지주택공사를 향해 분양가로 폭리를 얻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전국 LH중소형10년공공임대아파트연합회'는 22일 토지주택공사 오리역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토지주택공사는 10년공공임대주택을 시세 감정가액으로 분양해 폭리를 취하려 하고 분양 전환절차에서도 각종 갑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일 10년공공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과 입주자모집 공고에서 분양 전환가격 관련 조항을 불공정약관으로 보고 심사청구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토지주택공사가 10년공공임대주택 분양 전환가격을 시세에 따른 감정평가액으로 하겠다는 것은 택지개발촉진법 등에 어긋난다”며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러한 점을 심사해 공정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실련과 10년공공임대주택 주민들은 5년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가격 산정법을 10년공공임대주택에도 적용해 분양 전환 당시 표준건축비와 입주자모집공모 당시 택지비 및 그 이자의 합계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임대 당시 최초 주택가격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토지주택공사, 성남시는 10년공공임대주택은 현행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감정평가액으로 분양전환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경실련과 10년공공임대주택 주민들은 감정평가액으로 분양전환가격을 산정하면 주택 원가의 3배 수준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LH중소형10년공공임대아파트연합회는 “토지주택공사가 사전협의 요청에 3차례나 불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지주택공사는 김포한강신도시 토지 공급시기 지연으로 이미 공정위에서 불공정 거래행위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
공정위는 2008년 김포한강신도시 택지 분양과 관련해 토지주택공사가 원칙적으로 토지 면적 정산일을 기준으로 토지사용 허가를 내줘야 하는데 자의적으로 규정을 달리 해석해 허가를 지연했다고 보고 심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토지주택공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때 토지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는 등 부당한 계약을 강요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토지주택공사는 판교신도시 10년공공임대주택 문제와 김포한강신도시 문제와 관련해 모두 법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10년공공임대주택 분양 전환가격은 법 규정에 근거해 감정평가한 다음 그 평가액을 기준으로 결정하기로 했다”며 “지금으로서는 방침을 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포한강신도시 문제와 관련해서는 ”토지주택공사는 착공이 가능한 시기를 기준으로 판단했고 민원인은 토지면적 정산일로 봤다”며 “규정 해석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 것이지 토지주택공사가 ‘갑횡포’를 부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변창흠 토지주택공사 사장은 6월27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10년공공임대주택은 계약 조건상 감정평가액을 분양가격으로 삼기로 했다”며 “계약조건을 바꾸기는 어렵고 다만 입주자 가운데 자금여력이 부족한 사람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 사장은 취임하면서부터 신도시사업을 추진하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주민과 법적 분쟁으로 잡음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변 사장은 취임 때 주요 정책과제로 3기 신도시를 꼽으며 기존 1, 2기 신도시와 함께 국토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취임한 직후 한두 달 만에 신도시 사업현장을 가고 보고를 받는 등 신도시 조성 과정, 사업성 분석, 토목 기술적 측면 등을 두루 살펴보기도 했다.
변 사장은 “토지주택공사가 도시재생사업을 단순히 지원, 협조하는 기능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개발사업을 발굴하고 지역 맞춤형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실행기관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