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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금리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내리면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과 자동차 등 내수시장은 좀 더 활기를 띌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가계부채 급증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불안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 메르스에 얼어붙었던 소비심리 회복될까
증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내리면서 메르스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회복될 계기가 생겼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11일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려 소비심리 개선과 자산시장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시장의 예상치보다 한 박자 빠른 기준금리 인하는 미래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한국은행은 내수경제의 소비심리를 회복하기 위해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며 “이 때문에 하반기 주택시장 등의 회복이 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라는 통화정책만으로 수출부진까지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신홍섭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정책조합이 현실화할 경우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 뒤 경기회복과 자산가격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메르스 사태의 전개에 따라 추가적 경기대응 조치가 필요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 가계부채 증가세에 용수철로 작용할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때문에 가계부채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가계부채는 지난달 1100조 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이 총재는 11일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의 잠재위험성(리스크)에 대해 정부가 미시적이거나 거시건전성에 따른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계부채는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금융기업 가계대출이 10조1천억 원 증가했다. 1개월 동안 가계대출이 10조 원 이상 늘어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조만간 올릴 경우 양국의 기준금리 격차 때문에 외국계 투자자본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한순간에 빠져나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해 안에 올리면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우리나라의 기초 경제여건이 괜찮고 외환부문 건전성도 상대적으로 양호해 다른 신흥국가와 여건이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