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올해 내놓은 신차 판매량이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은 우선 공장 가동중단이라는 긴급처방으로 급한 불을 끄고 신차 판매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2일 자동차업계 따르면 예 사장이 공장 가동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린 배경으로 코란도와 베리뉴 티볼리 부진이 꼽힌다.
쌍용자동차는 7월5일, 8일, 12일, 15일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예 사장의 이런 조치는 다른 국내 완성차기업과 비교해 차종이 다양하지 않아 2개 차종의 판매 부진으로도 재고가 쌓이면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처럼 다양한 차종을 뒀을 때에는 일부 차종이 부진해도 다른 차종으로 만회를 노릴 수 있는데 쌍용차는 상대적으로 단촐한 판매 라인업을 꾸리고 있어 일부 차종 부진에도 큰 타격을 볼 수 있다.
현대차는 승용차와 SUV 차량만 세었을 때 모두 12종을, 기아자동차는 15개 차종을 갖추고 있다.
반면 쌍용차는 픽업트럭 렉스턴스포츠 브랜드를 비롯해 소형 SUV인 티볼리, 준중형SUV 코란도, 대형 SUV G4렉스턴 등 4개 차종만을 두고 있다.
예 사장은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공장 가동을 멈추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1일 공시를 통해 5일과 8일, 12일과 15일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이 기간에 근로자들에게 임금의 70%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임금을 큰 폭으로 줄이는 것이 아닌 만큼 공장을 계속 돌리면 손실이 더 클 것이라고 본 셈이다.
판매 부진으로 재고량이 빠르게 쌓이고 있는 만큼 공장 가동을 유지하면 오히려 공장 가동비용이나 재고관리비용, 이후 재고를 처리할 때 부담해야 할 손실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쌍용차의 평균 재고량은 4500대 수준인데 현재 재고량은 6천여 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쌍용차가 올해 들어 내놓은 신차 3종이 신차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예 사장은 다음 행보로 판매 반등을 위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다른 완성차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할인정책에 소극적이었으나 7월 대대적 할인정책을 들고 나온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쌍용차는 이전까지 보증기간 연장이나 옵션 장착 지원금 명목으로 대개 60만 원이 넘지 않는 선에서 할인정책을 펼쳤는데 7월에는 차종별로 최대 200만 원까지 할인해 주는 판촉행사를 벌인다.
베리뉴 티볼리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직장인, 운전학원 강습생, 기존 티볼리 고객 등을 겨냥한 이벤트도 4개나 진행하고 있다.
쌍용차는 코란도와 베리뉴 티볼리 부진으로 4개월 만에 내수시장에서 1만 대를 밑도는 판매실적을 냈다.
쌍용차는 8년 만에 준중형급에서 새 모델을 내놓으며 그동안 부진했던 준중형급 SUV시장에서 판매량 반등을 꾀할 계획이었는데 새 코란도는 신차임에도 빠르게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코란도는 2월26일 출시된 뒤 3월부터 고객인도가 시작됐는데 3월에 판매량 2천대를 넘어선 뒤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해 6월에는 1114대 팔리는 데 그쳤다.
더구나 쌍용차에서 든든한 맏형 역할을 해왔던 티볼리마저 3년 만 부분변경모델 출시에도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티볼리는 6월3일 출시된 베리뉴 티볼리를 포함해 모두 2940대 팔렸는데 이는 5월보다 26.1% 감소한 수치다. 베리뉴 티볼리는 1981대 팔렸다.
쌍용차 관계자는 “코란도는 예상보다 판매실적이 좋지 않지만 하반기에 가솔린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어 지금보다 더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